글로벌 금융기관들, 조기 폐쇄 석탄발전 '전환 크레딧' 발급 추진
싱가포르 통화청, 테마섹 등과 전환크레딧 발급 협업 중 조기 폐쇄 비용 크레딧 발급으로 보전...톤당 60달러까지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싱가포르 통화청(MAS)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기관들이 예상 수명보다 일찍 폐쇄되는 석탄 발전소의 수익 부족을 상쇄하기 위한 전환 크레딧 발급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1일 전환 크레딧 발급이 "아시아 지역의 석탄 발전소 폐쇄를 위한 새로운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맥킨지와 MAS가 지난해 탄소 크레딧 개발에 관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1GW(기가와트)규모의 석탄 발전소를 5년 일찍 폐쇄하려면 약 3억 1000만 달러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함께 석탄 발전소 조기폐쇄를 위해 협력해온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그룹 홀딩스의 기관 금융 책임자 탄 수 샨은 "(석탄발전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유일한 현실적인 해결책은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아 조기에 폐쇄하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문제는 누가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이다"라고 말했다.
탄 수 샨 책임자는 지난달 31일 블룸버그에서 개최한 지속가능 비즈니스 서밋에서 “(석탄 발전소 폐지로 인해 감축된 이산화탄소) 1톤당 약 25달러에서 35달러의 가격이 효과적일 것 "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필리핀의 에너지 기업 아센(Acen)사의 필리핀 남부 루손 석탄 발전소 역시 조기 폐쇄를 논의하고 있는 발전소 중 하나다. 같은 날 서밋에서 아센의 모그룹 아얄라 그룹의 최고 지속가능성 및 위험 책임자인 제이미 우르키호는 “2040년에 종료되는 루손 석탄 발전소의 운영 수명을 2030년으로 단축하기 위해 전환 크레딧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루손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를 두고 MAS와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루손 석탄발전소가 '공정하고 질서있는' 폐쇄 및 에너지 전환 절차를 밟기 위해 필요한 전환 크레딧 비용은 톤당 40~60달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2030년까지 탄소세가 30~60달러 사이로 인상될 예정이고, 기업들은 탄소배출권을 통해 탄소세 대상이 되는 배출량의 5%까지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MAS 역시 탄소세 상쇄를 위해 탄소 크레딧을 구입하려는 기업들에게 전환 크레딧을 저렴하게 공급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이를 위해 MAS는 아얄라 그룹 외에도 테마섹을 비롯한 약 30여 개의 파트너사와 아시아 지역의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와 그에 따른 전환 크레딧 발급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업 스탠다드차타드의 싱가포르 및 아세안 지역 최고 경영자인 패트릭 리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는 전환 크레딧의 개발 및 거래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는 블룸버그에 "탄소 크레딧을 생성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 경우, 우리는 이러한 크레딧을 어떻게 다시 현금화해 이러한 프로젝트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이러한 크레딧을 어떻게 거래할 수 있는지도 지켜보고 있다. 유동적인 2차 시장(크레딧 거래 시장)을 만드는 것이 1차 시장(크레딧 생산 시장)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