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배터리 관심 고조...샘 올트먼 투자 엑소노트, 1.2GW 수요 확보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사업자 열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에 관심 기존 ESS 수요도 여전...버크셔 헤더웨이 ESS 업체와 청정에너지 사업 참여

2024-09-11     이신형 기자
미국 안토라 에너지사가 개발한 열배터리 프로토타입. 코트라=안토라 에너지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열을 저장했다가 발전원으로 사용하거나 열에너지 사용자에게 열을 전달하는 열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주목 받고 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열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핵심인 열배터리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뉴스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올트먼이 투자한 스타트업 엑소와트(Exowatt)가 열을 발생시켜 저장하고 에너지 사용자에게 전기나 열을 공급할 수 있는 열배터리 모듈러 시스템을 출시했다.

이 모듈러 시스템은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는 장치와 열 배터리로 이루어져 있다. 블룸버그는 엑소와트가 신생 기업이지만 벌써 데이터센터와 태양광 및 풍력발전 사업자로부터 1.2GW 규모의 열배터리 수요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엑소와트의 잭 에이브러햄 공동 창업자는 “그들(데이터센터)은 (에너지 저장장치 확보에) 필사적”이라며 “우리가 공급하는 가격보다 3~4배가 높은 가격으로도 현재와 거의 같은 수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생성형 AI 보급이 확산되면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기후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가뜩이나 부족한 전력망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엑소와트는 열배터리와 같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고객에게 판매한다. 이 회사가 개발한 장치는 렌즈를 사용해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수집하고 이를 점토와 세라믹 복합재로 만든 열배터리에 저장한다.

엑소와트의 공동창업자 한난 파르비지안은 열배터리에 사용되는 원자재는 미국내 공급망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 열배터리는 열을 수개월 동안 저장할 수 있으나, 엑소와트의 고객 대부분은 8~24시간 동안 열을 저장한 후 전력으로 사용하기를 원한다. 엑소와트는 이 열을 발전원으로 사용할 때 비용은 kw당 0.04센트로 전통적인 에너지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제철소 등에 열 공급도 가능

엑소와트 외에도 안토라 에너지(Antora Energy)와 론도 에너지(Rondo Energy)를 포함한 다른 열배터리 기업들도 수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열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주로 시멘트나 철강 등 중공업을 타겟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업종은 조업을 위해 상당량의 열이 필요하다.

코트라에 따르면 최근 열을 보존한 후 열에너지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열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주목 받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최종 에너지로 열 또는 냉방을 필요로 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현재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태워 열을 얻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싱크탱크 에너지 이노베이션(Energy Innovation)의 닉 사웨 분석가는 최종 에너지로 열을 사용하는 열배터리 시스템은 산업 시설에 맞춤형으로 생산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개조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고 개조 자체도 어려워 이런 용도로 보급을 늘려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엑소와트는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하는 영업에 집중하는 것도 부분적으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엑소와트는 미국의 데이터센터 중 자사의 열배터리 시스템을 설치할 정도의 일조량이 보장되는 곳은 전체의 60% 정도라고 밝혔다.

엑소와트는 생산 기반 확대와 공급망 구축이라는 난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런 머스크가 말한 것처럼 몇 개의 시제품을 만드는 것은 쉽지만 수십만 또는 수백만 개의 완제품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기존 ESS 수요도 여전

배터리를 활용한 기존 ESS 수요도 여전하다.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이 늘어나면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인 에너지 저장장치(ESS)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소유한 투자회사 버크셔 헤더웨이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항공산업에 전력을 공급할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11일 에너지 저장장치(ESS) 제조업체 포윈에너지(Powin Energy)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버크셔 헤더웨이의 에너지 사업 부문이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는 항공기 제작에 사용되는 티타늄 생산 설비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포윈 에너지의 제프 워터스 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RE+ 컨퍼런스 참석 중 블룸버그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포윈 에너지가 최대 12시간 동안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50MW급 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스템을 공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버크셔 헤더웨이는 106MW 규모의 테양광 발전소를 포함한 전체 발전시스템의 건설과 운영을 감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