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운용사들, ESG 펀드에 원전 관련주 속속 편입
로베코 등 자산운용사, 원전을 넷제로 맵의 핵심으로 인식 블랙록,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충당에 원자력 발전 필요" 원전주 투자에 지리적 위치, 방산 연관성 등 까다롭게 고려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ESG 펀드 투자 대상에서 제외됐던 원자력 발전 관련 주식들이 ESG 펀드에 속속 포함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뉴스가 12일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로베코 자산운용(Robeco Institutional Asset Management), J. O. 햄브로 자산운용(J O Hambro Capital Management ) 야누스 헨더슨(Janus Henderson Investors) 등이 ESG 투자 포트폴리오에 원전 관련 주식을 포함하는 자산운용사다.
로베코(Robeco)의 넷제로 2050 기후 주식 펀드를 관리하는 수석 매니저인 크리스 버쿠워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우리는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고 배타적인 접근 방식을 취했다"면서도 현재는 원자력이 온실 가스 배출을 없애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 됐다는게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산하 투자연구소(BlackRock Investment Institute)는 원자력을 현재 건설 중인 방대한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믹스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블랙록 투자연구소의 지속 가능한 핵심 투자 글로벌 책임자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 알라스테어 비숍은 7월 미디어 브리핑에서 “AI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전력 수요가 20년대 말까지 최소 두 배에서 최대 네 배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전력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J O햄브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로버트 랜캐슬은 원자력이 없다면 인공지능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AI 혁명을 뒷받침할 충분한 에너지를 찾는 것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큰 문제 중 하나”라며 “우리는 원자력, 그리고 빅데이터 센터 근처에 위치한 소형 모듈형 원자로가 흥미로운 분야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2024년 이후 원자력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가 대폭 상승하기도 했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올해 들어 50% 이상 주가가 상승했으며, BWX 테크놀로지스는 20% 이상 상승, 뉴스케일 파워는 150% 이상 주가가 치솟았다.
그러나 여전히 원자력 관련주를 ESG 펀드에 포함시키는 데는 까다로운 고려가 필요하다. 로베코의 버쿠워는 원자력 자산 선정 프로세스가 견제와 균형으로 가득 차 있으며, 원자력 안전 고위험 국가에 위치한 자산에는 투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방위 산업과 관련된 모든 원자력 주식 역시 투자 제외 목록에 올라간다.
그는 우라늄, (원자력)장비 공급업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를 건설하는 회사, 원자력 발전소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한 고급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들이 주된 투자대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소는 여전히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고 일반적으로 재생 에너지 시설보다 건설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등 시간과 비용이 주된 투자 장벽으로 남아있다.
한편, 원자력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핵폐기물부터 우라늄 조달, 지정학적 충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리스크가 있는 핵에너지를 환경친화적 에너지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자포리지아 원자력 발전소가 러시아 통제 하에 들어간 후 전세계는 잘못된 손에 들어간 원자력 기술이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