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틸 구매 약속 기업 늘어 ...아마존ㆍ존슨콘트롤즈도 합류
트렐리스, 아마존ㆍ존슨콘트롤즈 니어제로 에미션 스틸 구매 이니셔티브 가입 그린스틸 전환 위해 탄탄한 수요 기반 필요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대표적인 탄소 고배출 산업인 철강산업의 탈탄소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그린스틸 구매를 약속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더 많은 기업이 그린스틸 구매에 나서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ESG 전문 매체 트렐리스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아마존과 건물 보안시스템 및 재난관제 플랫폼 구축 업체 존슨콘트롤즈가 24일 니어제로 에미션 스틸(near-zero emission steal) 구매 기업 연합체인 ’지속가능 스틸 구매자 플랫폼(Sustainable Steel Buyers Platform)’에 합류했다.
이 연합체에 가입한 기업은 주택 건설업체 드벨레(Dvele)와 재생에너지 개발기업 인베너지(Invenergy), 마이크로소프트,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넥스트래커(Nextracker), 부동산업체 트라멜 크로우(Trammell Crow) 등이다.
이들 기업은 2028년까지 연간 최소 100만톤의 니어제로 에미션 스틸 구매를 약속했다.
트렐리스에 따르면 니어제로 에미션 스틸의 탄소발자국은 1톤당 0.05~0.4톤으로 기존 철강 제품의 탄소 발자국 1.4~1.85톤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탄소발자국은 제품의 원료 취득에서 제조, 유통, 사용, 폐기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뜻한다.
이 연합체를 관리하는 비영리단체 RMI에 따르면 2030년까지 미국의 니어제로 에미션 스틸 수요는 670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이 연합체 외에도 그린스틸 구매를 약속한 이니셔티브가 더 있다.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GM) 등이 속한 퍼스트 무버스 코울리션(First Movers Coalition)은 2030년까지 철강 제품의 10%를 니어제로 에미션 스틸로 조달하기로 했다. 스틸제로(SteelZero)는 2050년까지 모든 철강 제품을 넷제로 제품으로 구매하기로 약속했고 40개 회원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린스틸 전환 위해 탄탄한 수요 기반 필요
트렐리스에 따르면 철강 산업은 약 26억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 이상을 차지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2050년까지 철강 산업의 탄소 배출량을 90%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스턴 메탈(Boston Metal)과 , 일렉트라(Electra) , H2 그린스틸(H2 Green Steel) 같은 신생 기업이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고 기존 대형 철강기업도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대형 미국 철강 기업 클리블랜트 클리프스(Cleveland-Cliffs)는 오하이오에 그린수소를 사용한 수소환원제철소를 건설하기 위해 연방정부로부터 5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또 다른 대형 미국 철 기업 유에스 스틸(US Steel)은 24일 아칸소주 오세올라에 있는 공장이 리스폰시블스틸(ResponsibleSteel) 이니셔티브로부터 자사 공장 중 처음으로 그린스틸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린스틸로의 전환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 자금을 조달하려면 탄탄한 수요 기반이 조성돼야 한다.
지난해 열린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유엔과 블룸버그 자선재단, 아랍에미레이트의 지원을 받아 출범한 인더스트리얼 트랜지션 액셀러레이터(Industrial Transition Accelerator, ITA)는 19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철강을 포함한 6대 탄소 고배출 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위한 473개 대형 프로젝트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녹색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아 투자를 촉진할 만한 유인이 약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녹색제품 수요가 받쳐주면 오는 2030년까지 6개 탄소 고배출 산업의 탈탄소 전환에 7000억달러(약 932조9000억원)의 투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렐리스에 따르면 철강업체들도 자동차 업체 등 대형 그린스틸 구매자를 찾고 있다.
RMI의 차투리카 개머지는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그린스틸 구매를) 선도하고 있다”며 “구매자들 모두가 이런 전환을 자기들의 힘만으로 이루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전환을 지원할 집단적인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그린스틸 구매에 나서야 하고 각국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