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마일리지 3조원 고객만족 방안에 고심

9천억 상당 적자규모 감소위한 마일리지 할인 고육지책 정부, “고객가치 훼손하면 안돼” 입장...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에 변수

2021-07-20     조윤성 선임에디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슈가 ESG투자 관점에서 빅이슈로 떠올랐다. 사진=인천공항공사 제공

[ESG경제=조윤성 선임에디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 고객의 만족을 동시에 높이는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탑승 마일리지 인정비율에 대해 그대로 인정할지 아니면 할인율을 적용할지에 고심하며 해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가입된 글로벌 항공 동맹체 다른 데다 각기 2조5041억원와 8400억원 등으로 약 3조원 가량의 마일리지를 보유하기 있다. 

문제는 8400억원의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가 회계장부상 부채로 기록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일리지 통합에서 할인율을 적용하면 고객불만은 크겠지만 적자규모는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앞서 정부가 고객들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통합할 것을 권고하면서 마일리지 가치조정에 까다로워졌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마일리지 인정비율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합병 전까지 최대한 소진시키기 위해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 ‘위클리 딜즈’를 통해 마일리지로 식음료, 물건 등을 구매할 수 있게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9000억원 가량의 마일리지를 합병 전까지 소진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다만 코로나19가 변수여서 해외는 물론 제주도까지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서 계절적 수요가 많은 하계 휴가기간에도 항공여행객들이 크게 증가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내부 논의가 한창이지만 확고한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기존 대한항공 고객들의 불만이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쉽사리 결정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사를 통한 마일리지의 경우 대한항공은 1500원, 아시아나는 1000원을 쓰면 1마일을 적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가치가 낮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에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여기에 기존에 아시아나항공이 속했던 스타얼라이언스는 외국항공사의 비율이 높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편입을 더욱 망설이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 후 탑승 마일리지를 일대일로 인정해주고 카드 적립 마일리지는 일부만 인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여기에 더해 양사간 다른 멤버십 등급도 문제다. 대한항공은 모닝캄 클럽(5만마일), 모닝캄 프리미엄 클럽(50만마일), 밀리언 마일러 클럽(100만마일) 등 3개 등급을 운영하고 있는데 반해  아시아나항공은 골드(2만마일), 다이아몬드(4만마일), 다이아몬드플러스(10만마일), 플래티늄(100만마일) 등 4가지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마일리지 인정비율과 상이한 멤버십 조정문제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앞두고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서 마일리지 인정비율을 할인해 부채규모를 줄이려는 대한항공과 고객의 가치가 훼손되면 안된다는 정부 당국 간의 신경전도 관측된다”며 “운영방식과 고객등급 조정 등에 대한항공이 나서게 되면 고객만족 하락은 불가피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