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거버넌스포럼, KB금융 밸류업 계획 “A+” 최우수 등급 부여

“다른 기업들 KB금융서 밸류업 기본 배울만” 거래소 밸류업지수에서 KB금융 제외 “납득안돼” 경영진과 이사회에 RSU 방식의 보상체계 권고

2024-10-25     김대우 기자
KB금융지주 여의도 본사. 사진=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KB금융그룹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중장기 계획을 모범적으로 제시했다”며 “A+ 등급”을 부여했다.

거버넌스포럼(회장 이남우)은 25일 KB금융이 전날 내놓은 밸류업 계획에 대한 논평을 내고, “KB금융의 밸류업 계획 난이도를 감안할 때 지난 9월 24일 코리아 밸류업지수에서 KB금융을 제외시킨 한국거래소는 오히려 KB에게서 밸류업의 기본을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포럼은 KB금융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이유를 3가지로 제시했다. 1)이사회 중심의 합리적인 절차와 승인을 통한 밸류업 프레임워크 구축, 2)경영진의 진정성 및 우수한 거버넌스, 3)지속가능성 및 예측가능성에 포커스한 전략 등이다.

포럼은 “78%에 달하는 외국인 지분율에서 알수 있듯이 KB금융은 이미 주주와 소통 및 신뢰 구축에서 다른 상장사들보다 앞서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주환원에서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예측가능성(Predictability)’을 강조해 밸류에이션 레벨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포럼은 “주주환원은 밸류업의 수단과 방법이지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KB금융이 명확히 했다”며 “대부분 상장사 CEO와 CFO들이 이 점을 혼돈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다른 상장사들이 KB금융의 사례를 모범으로 삼아 따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KB금융은 한국거래소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발표 한참 전인 2022년에 ‘중장기 자본관리 방안' 수립부터 금번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까지 이사회와 함께 핵심 프레임워크를 5차례 이상 심도있게 논의하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10월 24일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 그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포럼은 이에 대해 “이사회가 중심인 계획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밸류업 및 거버넌스 전문가를 초대해 이사회 및 경영진이 개념부터 응용까지 공부한 결과 자본비용에 대한 이해 및 합리적인 자본배치 원칙이 계획에 잘 녹아있다”고 칭찬했다.

포럼은 KB금융의 경영진 및 이사회에 대한 보상체계도 언급했다. 포럼은 “양종희 회장을 포함한 중역들이 장기성과급 중 주가연계현금보상 (Phantom Stock)을 통해 주주와 얼라인먼트를 추구하고 있다”며 “권고 사항으로 사내이사 장기성과급 중 대부분을 RSU 같은 주식보상으로 교체하고, 이사회 업무량 대비 사외이사 보수가 낮으므로 절대 보수액도 증가시키고 이들도 보상 일부를 RSU로 지급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세부 내용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24일 이사회가 결의한 '본원적 수익창출력 강화 방안'과 함께 보통주자본 비율(CET1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 계획이 담긴 'KB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직접 발표했다.

KB금융은 내년부터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또 총주주환원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연말 CET1비율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하며, 내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내년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CET1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은 JP모건과 같은 글로벌 선도 금융사의 주주환원 방식으로 CET1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총주주환원율도 증가한다.

특히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익성 △건전성 △주주환원 제고 관점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CET1비율 13% 이상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목표로 제시했다.

양 회장은 또 '주당가치 성장'으로 주주환원의 프레임 전환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연평균 EPS 성장률 10% 수준,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000만 주 이상 수준의 목표를 내놨다.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이익률(RoRWA) 중심의 수익성 강화 계획과 함께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과거 10년 평균 수준(6.1%) 이하로 관리하겠다는 구체적인 방향성도 담았다.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계획과 함께 주당배당금도 795원으로 결의했다. 올해 총 82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업계 최대 규모다.

KB금융 관계자는 "단순히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제시하는 경쟁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방안이 주주환원과 연결돼야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밸류업 공시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