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 생물다양성 정보 공개 기업 지난해 43% '껑충'

물 23%, 산림 10% 증가로 자연 관련 정보 공개 증가 추세 COP15서 채택된 GBF, 기업 생물다양성 정보 공개 요구 생물다양성 의존도 및 재무적 영향 측정은 아직 미비 COP16에서 기관투자자들 1억유로 생물다양성 펀드 출시

2024-10-25     김현경 기자
한 남성이 콜롬비아 칼리 인근 회의장에서 COP16로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4년 10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콜롬비아 칼리에서 제16차 유엔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OP16)가 개최된다. AFP=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지난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자사의 기업 활동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정보를 공개한 기업의 수가 전년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DP는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자연과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비즈니스 영향을 측정하는 기업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CDP는 올해 콜롬비아 칼리에서 개최된 제16차 유엔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에 맞춰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CDP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약 2만 3000여 곳의 기업이 CDP에 자사의 기후와 수자원, 생물다양성, 삼림 관련 데이터를 공개한 가운데, 이 중 생물다양성 정보를 공개한 기업의 수는 2022년 7900여곳에서 지난해 1만 1400여곳으로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수자원 정보를 공개한 기업이 23%, 삼림 정보를 공개한 기업이 전년 대비 10% 증가하면서 전세계 시가총액의 33%에 달하는 기업들이 자연 관련 정보를 공개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프: 연간 기후 및 자연 관련 정보 공개 기업 수 증가 추이(2020~2023)

지난 2022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된 직전 제15차 당사국총회(COP15)에서 196개 당사국들은 4년 여의 협의 끝에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를 채택했다. 

GBF는 2030년까지 훼손된 육상, 담수 및 연안‧해양 생태계의 30% 이상을 복원해야 한다는 목표와 함께 2050년까지 달성할 4개 목표와 2030년까지 달성할 23개 실천목표, 이행 및 평가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하고 있다.

23개 실천목표 가운데 15번은 기업들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관련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사의 기업 활동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그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다.  

또한 이를 준수하도록 각국 정부가 법적 또는 제도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CDP는 분석 결과가 이미 전세계 수천 곳의 기업들이 시장에 생물다양성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재무적 위험 파악 수준은 아직 낮아

한편 정보 공개 추세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생물다양성 손실이 미치는 재무적 위험에 대한 이해도와 관련 대응 수준은 아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물다양성에 대한 재무적 의존도를 평가한 기업은 아직 7%에 불과하며, 응답기관 중 3분의 1만이 향후 2년 안에 이같은 재무적 의존도를 평가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다수의 기업이 물과 산림과 관련된 비즈니스 리스크를 파악하고 있으나, 이 중 절반 정도만이 재무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CDP의 셰리 마데라 CEO는 “자연은 우리 경제 전체를 지탱하고 있으므로 모든 기업은 자연에 어떻게 의존하고 있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자연을 주요 의사 결정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GBF는 행동을 촉구하는 데 있어 기업의 정보 공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며 "COP16에서 각국 정부는 이 데이터를 국가 계획에 활용해 효과적인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선도하는 기업에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1일부터 개최된 COP16에선 프랑스 기관투자자 11곳이 합심해 1억 유로(약 1498억원) 규모의 생물다양성 펀드(Objectif biodiversité)가 조성됐다. 

ESG투데이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BNP파리바와 크레디 아그리콜, CNP아슈랑스 등으로 구성된 프랑스 기관투자자 컨소시엄은 이같은 새로운 펀드를 출범했다. 펀드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거나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럽의 중소, 중견기업을 위주로 투자할 예정이다. 

펀드 운용사는 자연 관련 펀드 출시 등 투자 경험을 선제적으로 쌓아온 미로바(Mirova) 자산운용사가 맡았으며, 투자처 선정은 CDP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컨소시엄은 이번에 출시한 첫 생물다양성 펀드에 이어 내년에 추가적인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