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청정에너지기술 시장 7000억달러 돌파...‘35년엔 2조달러 규모

IEA 보고서, 올해 청정에너지 신규 투자 2000억달러 전망 "2035년에는 세계 원유 시장과 맞먹는 규모로 커질 것”

2024-10-31     이신형 기자
IEA 로고. 로이터=연합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30일 청정에너지기술 시장 규모가 지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4배 가까이 성장하며 7000억달러(약 964조원) 선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IEA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 터빈, 전기자동차, 배터리, 전해조, 히트펌프의 6대 청정에너지 기술 산업에 대한 전망이 담긴 ‘2024년 청정에너지기술 전망(Energy Technology Perspective 2024)’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의 정책 추이를 고려하면 청정에너지기술 시장 규모는 2035년에는 2조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는 “최근 몇 년간의 세계 원유 시장과 맞먹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래프) 2023년 청정에너지기술 시장 규모 및 2035년 전망

자료=IEA

청정에너지기술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것은 전기차와 태양광, 풍력 발전이다. 지난해 전 세계 청정기술 투자는 2350억달러를 기록, 전체 투자 증가분의 10%를 차지했다.

투자액의 5분의 4는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 제조부문에 투입됐다. 전기차 투자는 15%를 차지했다.

올해 청정에너지기술 투자는 일부 태양광과 배터리 설비투자가 취소됐으나, 2000억달러 선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청정에너지 제품 교역도 급증할 전망이다. 10년 후 교역 규모는 현재보다 3배 이상 증가한 57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현재의 천연가스 교역 규모를 50% 이상 초과한 규모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청정에너지 전환은 보고서가 보여준 것처럼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고 세계 여러 나라가 이를 활용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경제적 기회를 살리려면) 각국 정부는 지속적인 경쟁과 혁신, 비용 절감을 촉진하고 에너지와 기후 목표를 향한 진전을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 배출 없는 철ㆍ알루미늄 등 소재 중요성 커져

보고서는 철강 제품과 알루미늄은 청정기술 산업의 소재가 되고 이런 기술을 활용하는 발전소와 건물, 차량에도 사용된다며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철강 제품과 알루미늄, 암모니아 등을 생산하기 위한 기술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탄소 무배출 소재 생산을 위해 2050년까지 매년 평균 800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런 제품의 수요는 계속 늘어나 시장 규모가 2050년 1조2000억달러에 달하며 탄소 배출 제품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ㆍEUㆍ미국ㆍ인도에 투자 집중...중국 강국 지위 유지

청정기술산업에 대한 투자가 에너지 안보와 신산업 육성, 탄소 배출량 감축 등을 위해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나, 이미 이 분야에서 이미 입지를 다진 중국과 유럽연합(EU), 미국, 인도에서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인프라법, EU의 넷제로 산업법, 인도의 생산 연계 인센티브 제도 등이 정책적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이나, 중국은 앞으로도 청정기술산업 강국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 청정에너지기술시장 국가별 비중

자료=IEA

현재 수준의 정책이 유지되면 중국의 청정기술제품 수출은 2035년 34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석유 수출액 전망치를 합한 것과 거의 같은 규모다.

동남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국가가 청정에너지기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에 그쳤다.

하지만 보고서는 기업 환경이나 에너지 및 운송 인프라, 자원 가용성, 자국 시장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이들 나라가 시장에 뛰어들 여지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중요한 청정기술제품의 소재가 되는 광물의 채굴 및 가공을 넘어 신흥 및 개발도상국이 경쟁 우위를 활용해 주요국과 경쟁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는 향후 10년 이내에 태양광 패널용 폴리실리콘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가장 저렴한 생산지 중 하나가 될 수 있고 라틴 아메리카, 특히 브라질은 중남미의 다른 시장으로 수출하기 위한 풍력터빈 제조국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는 청정수소로 철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비롤 사무총장은 신흥국과 개도국이 “건전한 전략적 파트너십, 투자 증가 및 높은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한 더 큰 노력을 통해 이러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