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직장 내 괴롭힘’ 휘말린 네이버 ESG 등급 하향

MSCI, 추후 등급 하향 가능성도 경고 한국지배구조원은 13일 네이버 사회(S) 등급 A에서 B+로 하향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블랙록 움직임에도 관심 집중

2021-07-23     이진원 기자
MSCI가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터진 네이버의 ESG 점수를 낮춘 후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도 경고했다. 

[ESG경제=이진원 기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직원 자살 사건이 일어난 네이버의 ESG 점수를 하향 조정하고 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21일 <코리아타임즈>가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ESG 등급 평가기관 중 한 곳인 MSCI의 ESG 연구팀은 신문에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네이버에서 발생한 사건을 ESG 등급에 반영했다"라면서 "향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ESG 점수를 추가로 하향 조정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향후 등급 (하향) 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MSCI가 네이버의 ESG 점수를 몇 점에서 몇 점으로 낮췄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최근 네이버 ESG 사회 등급 B+로 낮춰 

MSCI는 지난 5월 네이버의 ESG 등급을 AAA로 인상한 후 그대로 유지해왔다. 반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네이버 내 직장 내 괴롭힘이 개개인의 일탈이 아닌 사내 조직 문화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 13일 네이버의 사회(S) 등급을 기존 A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단, 통합 등급은 A를 유지했다.

네이버에서는 5월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한 개발자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측은 내부 자체 조사 결과를 통해 "일부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고,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에 대한 리더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확인됐다"며 괴롭힘 사실을 인정했다.

사건 가해자 해임 불구 노조 반발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책임리더는 해임됐고 관련자들도 감봉 및 경고 등의 처분을 받았다.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경고 처분을 받았지만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내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하지만 최 전 COO의 네이버파이낸셜과 해피빈재단 대표직은 유지됐다.

그러자 네이버 노조는 사측의 이번 사건 책임자 처벌조치와 관련해 "최인혁 전 COO의 해임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며 국민연금에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을 요청하기로 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권 행사에 나서는 행동 방침이다. 노조는 또 “회사의 리스크가 된 최 전 COO가 네이버의 가장 중요한 자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 게 적절한가 의문이다"라며 그의 완전한 해임을 촉구했다.

MSCI ESG 연구진은 "우리는 네이버의 공식적인 인력 지원 구조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인정한다"면서 "이번 사건은 직원 사기와 이직 및 새로운 인재 유치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1~2대 주주들의 움직임에 이목 쏠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10.3%)과 2대 주주인 블랙록(5.04%)의 움직임에 대해서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ESG 평가를 투자에 반영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와 분리된 독립기업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네이버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록은 ESG 투자 확대를 발표하면서 기업 투자 지표로 ESG 정보를 활용하는데 이번 네이버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사회 부분의 지표와 맞닿아 있다. 하지만 블랙록 관계자는 <코리아타임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투자기업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경기 성남시 정자동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