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현대차·기아 vs 中 전기차 대결...아프리카 이어 한국서도 격돌

현대차그룹, 아프리카에 전기차 대거 투입 예정 아프리카 시장 공들이는 中 전기차 제조사와 격돌 불가피 비야디, 내년 초 한국시장 공략 선언...안방서도 격돌

2024-11-14     이진원 기자
주행 중인 기아 전기차 EV3 모습. 사진=연합(기아 제공) 

[ESG경제=이진원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는 현대차·기아와 중국 전기차 제조사 간의 경쟁이 미국과 유럽을 벗어나 아프리카와 국내 시장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뒤늦게 진출한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로서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과 맞서야 하고, 국내에서는 중국 전기차 제조사의 도전을 방어하며 기존에 확보해놓은 시장을 지켜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상반기 중동아시아 지역을 넘어 아프리카까지 전기차 신차를 대거 투입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 등 걸프협력이사회(GCC) 6개국과 요르단 등 중동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아프리카로도 전기차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 아중동권역본부는 내년 초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부분 변경 모델에 이어 기아 중형 전기 SUV EV3와 내년 초 양산 예정인 전기 세단 EV4를 순차적으로 선보이기로 했다.

아프리카 시장 공략 시동 건 현대차그룹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자동차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은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간주된다.

특히 도시화와 인구 증가로 인해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전기차 같은 교통수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은 아직 발전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2022년까지 전기차 보급 대수가 약 100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이미 중동 및 아프리카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의 주요 거점으로 간주되는 이집트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통 요충지로서 핵심 역할 외에 자동차 생산 현지화 계획, 커지는 내수 시장, 경쟁력 있는 인건비 등으로 인해 자동차 시장으로서 이집트의 매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1일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BAIC 그룹과 지리 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제조업체인 지리그룹 산하 지커가 이집트에 진출할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의 교통 및 신에너지 시설을 포함한 인프라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오면서 양측 전기차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해왔다. 이에 따라 2023년 중국의 대아프리카 신에너지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291%로 크게 증가했고, 리튬 배터리 수출도 109% 늘었다. 체리 자동차는 케냐에서 생산 라인을 열 계획이다.

그동안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들에선 신뢰할 수 있는 전기 공급원을 찾기 어려워 전기차 도입 속도가 더뎠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 5년 동안 팬데믹과 인구 증가로 인해 전력 접근성이 오히려 퇴보했다면 아프리카를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가 부족한 대륙”으로 칭하기도 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클 수 있다는 뜻이다. 

비야디 한국 진출 선언에 현대차·기아 촉각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과 현대차그룹의 경쟁은 한국에서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업체인 중국의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함으로써 현대차그룹은 안방에서도 중국 전기차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브라질과 멕시코 등 다양한 해외 시장에서 저가형 모델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여세를 몰아 현대차·기아가 사실상 점유하고 있는 국내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 것이다.

BYD코리아는 13일 "승용차 브랜드에 대한 국내 사업성에 대한 검토를 다각도로 진행해왔으며 공식 출범을 위한 준비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 초기 승용차 판매 및 서비스를 위한 지역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인력 채용 및 차량 인증, 마케팅 계획, 직원 교육 등 브랜드 출범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 전문매체인 ‘일렉트렉’은 이날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가 한국 자동차 시장을 크게 뒤흔들 예정”이라며 “비야디가 안방에서 현대차·기아에 도전장을 내밀 저가 전기차의 한국 출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더 피나클 가제트’는 14일 “비야디의 한국 진출이란 대담한 시도는 글로벌 입지를 확장하고 자국에서 기존 자동차 대기업과 정면으로 경쟁하려는 야망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BYD코리아는 2016년 전기 지게차, 전기 버스, 전기 트럭 등 상용차 사업 중심으로 국내에 진출해 전기차와 부품,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내년 초를 목표로 전기 승용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비야디는 시걸(해외에서는 돌핀 미니), 돌핀, 아토3 스포츠유틸리티비클(SUV) 같은 초저가 전기차 모델로 유명하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저가 전기차 시장을 두고 현대자동차의 캐스퍼 일렉트릭과 기아의 레이 전기차 및 EV3 등과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2880만원, 레이 전기차는 2775만원, EV3는 4200만원부터 시작한다.

중국에서 시걸 전기차 가격은 1만달러(약 1405만원) 아래부터 시작한다. 브라질과 멕시코 같은 해외 시장에서도 돌핀 미니의 가격 시작가는 약 2만달러에 불과하다.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국내에서 아직 어떤 차량을 먼저 출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