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롯데 유통부문 ‘대수술’ 초읽기

강희태 부회장 조기퇴진설도 ‘모락모락’... 후임엔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 거론 ‘롯데온’ 인력재배치와 외부인력 수혈로 구겨진 자존심 회복 노력

2021-07-30     조윤성 선임에디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ESG경제 DB

[ESG경제=조윤성 선임에디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시동을 위한 유통BU 새판짜기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 인수 등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공격적인 M&A행보에 ‘유통업계의 주도권을 뺏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조만간 롯데쇼핑 주요임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인사는 보통 연말에 이뤄지지만 회계연도 중간에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그만큼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신 회장의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유통부문의 강희태 부회장도 조기퇴진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강 부회장은 지난해 신 회장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아 롯데의 유통부문의 구조조정과 신사업을 챙겨왔다. 

이런 강 부회장의 중도퇴진은 “전체적인 혁신이 없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신동빈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강 부회장의 후임에는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무엇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롯데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롯데온’ 살리기에 주력한다. 롯데쇼핑은 산하 백화점·마트에서 온라인 담당 업무를 하는 인력을 다음 달 롯데온 소속으로 완전히 전환 배치해 이커머스 조직을 일원화한다. 

이커머스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조직 개편은 나영호 이커머스사업본부 대표 부사장을 컨트롤타워로 삼아 각 사업부에 배치된 온라인 인력을 이커머스사업부로 통합 배치한다는 게 핵심이다. 필요하다면 이커머스조직을 별도로 분사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1주년을 맞은 롯데온의 급락세는 경쟁사인 신세계와는 완전 딴판이다. 롯데온의 1분기 매출은 2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150억 원에서 올해 290억 원으로 확대됐다. 시장 점유율에서도 네이버(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11번가(6%) 등에 이은 5%대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롯데쇼핑 내 점장급 이상 임원도 30% 가량 정리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원급 포지셔닝은 줄이고 역량있는 외부인재를 중심으로 한 팀장 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혀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의 지존을 놓고 롯데가 신세계와의 한판 승부를 준비하는 모양새”라며 “신동빈 회장이 인력구조조정을 비롯해 사업재편까지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