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에도 밸류업은 지속...거래소, KB금융·KT 등 5종목 추가
밸류업 지수 105종목으로...내년 6월 100종목으로 다시 조정 예정 탄핵안 가결후 밸류업지수 하락...정치적 불확실성-매력도 감소 우려 "야당도 밸류업 방향성에 공감...정권 바뀌어도 밸류업 추진 전망" 삼전 등 대기업 수익성 악화-대외 불안전성 속 코스피 대비 선방 중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지수에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KT 등 5개 종목을 추가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적인 증시부양 정책이었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와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용성 부족에 대한 비판으로 밸류업지수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16일 주가지수운영위원회를 열어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 대한 특별변경을 심의했으며, 5종목을 신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24일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이달 6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종목(51사) 중 지수 미편입 종목 가운데 ▲KB금융 ▲하나금융 ▲SK텔레콤 ▲KT ▲현대모비스 등 5개 종목을 선정했다. 지수 편입은 오는 20일부터다.
거래소 측은 "이번 특별변경이 연계상품 운용에 불편이 없는 범위 내에서 신규편입을 최소화해 시행하는 점을 감안, 정기변경 선정기준(5단계 스크리닝 방식)과 일관성을 유지하되, 자기자본이익률(ROE) 외에도 시장 전문가 의견 등을 반영, 시장 대표기업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내년 6월 정기심사부터는 최소 편입요건을 충족하는 '밸류업 표창기업'에 대해 특례편입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이번 특별변경 시 편입되지 못한 공시기업의 경우 내년 6월 정기변경부터 적용되는 '공시기업 우대제도'를 통해 편입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내년 6월 정기 구성종목 변경 시 밸류업 지수는 100종목으로 다시 조정될 예정이다.
정권 바뀌어도 밸류업은 계속…상법 개정 동반해야 탄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밸류업 지수는 964.72를 기록해 전일 대비 5.77포인트(0.59%) 하락했다. 밸류업 지수는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 4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하다 10일부터 반등 흐름을 이어갔으나 16일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상장사에 약속한 ▲2000만 원 초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주주환원 확대 기업 법인세 세액공제 ▲밸류업 기업 가업상속 공제 2배 확대 등 세제 인센티브가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점에 실망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밸류업 세제 혜택이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상장사들이 밸류업 이행에 나설 유인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에 의해 밸류업 프로그램이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이효섭 실장은 “밸류업 정책이 실패한다고 보기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면서 “밸류업 정책 발표 당시 야당도 크게 반대를 안했고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를 제시했던만큼 그 방향성(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증시 활성화)에 대해서는 같이 공감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밸류업 프로그램은 계속 추진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 실장은 밸류업 지수 하락세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반도체 등 주력 수출 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당선으로 보호주의, 무역 관세 인상 등에 한국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지수 하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대외적 요인에 따라 한국 증시 전체가 겪는 위기이며, 코스피 지수 대비 낙폭이 크지 않아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밸류업 지수가 하락세를 극복하고 증시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업 이사회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포함한 상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남우 회장은 “한국이 주주(투자자) 보호가 근본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나라라는 생각이 강해지면서 외국인들이 투자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시장이라는 인식을 굳히고 있다"면서 “상법 개정이 코리아 밸류업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