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원자력 기반 수소생산에도 IRA 세액공제 혜택

美 재무부, 수소 생산 세액 공제 최종 지침 발표 원자력 생산 수소에 세액 공제 해주기로 보조금 지급 두고 원자력 업계와 환경단체 대립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 발전+투자도 증가 추세

2025-01-03     이진원 기자
사진=픽사베이

[ESG경제신문=이진원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원자로 폐쇄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면 원자력을 사용해 생산한 청정수소에 대해서도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후변화와의 싸움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기술을 지원하려고 2022년 마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가장 논란이 컸던 문제에 대한 규정이 최종 확정됐다.  

보조금 지급 두고 원자력 업계와 환경단체 갈등

그동안 미국에서는 기존 원자력 발전소가 생산한 수소에도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환경 운동가들은 원자력 발전소 같은 에너지원은 IRA의 청정수소 프로그램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원자력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수소 생산에 사용하면 해당 전력이 전력망에서 빠져나가 가정이나 산업 등 다른 전력 소비자에게 공급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원자력이 핵폐기물 처리, 방사능 누출 위험 등 환경 및 안전 문제를 동반한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반면 원자력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수소도 보조금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전문가들 역시 중공업과 일부 차량의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청정수소로 생산된 수소가 필요하다면서 세액공제 혜택에 찬성 입장을 보여왔다. 

재무부는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후자의 손을 들어줬다.

재무부는 성명서에서 “(세액공제를 통해) 원자로 폐쇄를 막을 수 있다면 수소 생산으로 인한 추가 수요로 인해 (다른 곳에서의) 배출이 유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부는 2023년 12월 에너지 기업이 IRA에 따라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자격을 갖추는 방법에 대한 지침 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지침에선 세액 공제 혜택은 수소 생산에 사용되는 발전원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수소 1kg당 60센트에서 3달러 사이로 정해졌다.

원자력 발전소, 보조금 받으려 로비도 

사실상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미국의 원자력 발전소들은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기존 원자로도 세액 공제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는 로비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 왔다.

미국이 ‘청정수소’ 경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이루는 데 원자력 발전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천연가스 화력 발전소의 저비용 전기 생산이 급증하고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어려움을 겪어 온 원자력 업계 입장에서는 당연히 해야 할 주장이었다.

로이터는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최종 규칙에서 원자력이 어느 정도 혜택을 받게 되느냐에 따라 원자력 업계가 수소 생산에 투자하는 것이 상업적으로 타당한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세액 공제 혜택 통해 수소 생산 장려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내 수소 생산 환경이 극적으로 변하면서 수소 생산을 더욱 장려하기 위해 세액 공제가 추진되어 왔다.

동시에 혁신적인 생산 방식 덕분에 수소는 더 깨끗하고 효율적 생산이 가능해졌고, 비용 면에서도 점점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전기 분해가 수소 생산의 표준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고체 산화물 전기분해전지(SOEC)와 음이온 교환막(AEM) 등과 관련된 기술 개선으로 친환경 수소의 실용성이 커졌다.

또 원자로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해 수소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제로에 가깝게 만들 수 있게 됐다. 특히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혁신이 모두 운송, 중공업, 장거리 운송과 같은 분야를 지원할 수 있는 저탄소 에너지 인프라로 전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 관련 사업 투자도 활발 

수소가 청정에너지원으로서 가진 잠재력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자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이드로젠 퓨얼 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청정에너지 기업인 아비나 클린 하이드로젠(Avina Clean Hydrogen) 같은 기업은 새로운 친환경 수소 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아비나 클린 하이드로젠은 지난해 10월 초 캘리포니아에 대형 친환경 수소 생산 공장 기공식을 열었는데, 이 첨단 시설은 전기분해를 통해 하루 최대 4톤의 압축된 친환경 수소를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운영이 시작되면 이 시설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전해 수소 생산 및 충전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아 디젤 트럭 운행을 수소 운행으로 대체하는 데 중요한 인프라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약 13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지역 사회의 공기 질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