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기업 자본조달 '찬바람'…AI로 자금 쏠림 영향
지난해 기후테크 자기자본 조달 전년비 40% 감소 기후테크 부문 벤처투자 전년비 200억 달러 감소 AI 투자에 돈 몰려...에너지 전환 투자는 계속 활기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지난해 전세계 기후테크 기업의 주식 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이 전년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 투자 등 주식발행시장의 투자가 AI 쪽으로 급속히 쏠린 탓이다.
이에 비해 에너지 전환 부문에 대한 투자는 2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신기록을 세웠다.
블룸버그NEF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기후테크 부문의 자기자본 조달(equity financing)은 총 510억 달러로 2023년의 840억 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BNEF는 기후 관련 기업에 대한 벤처 투자와 사모 및 공모 펀드 자금 조달 규모도 지난 3년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벤처 투자의 경우 기후테크 부문에 대한 자금 조달은 감소한 반면, 이외 모든 부문에 대해서는 벤처 투자가 증가했다. 지난해 기후테크 부문의 벤처투자는 전년대비 200억 달러 감소한 320억 달러 수준이었다.
청정에너지 기술 스타트업 중에서는 핵융합 기술을 다루는 원자력 기업이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 증가와 함께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부문에서는 시리즈 A 라운드에서 9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퍼시픽 퓨전(Pacific Fusion Corp.)이 선두를 차지했다.
인공지능으로 투자 몰려
BNEF는 이같은 기후테크 분야 자금 조달 둔화의 원인으로 인공지능(AI)의 부상을 꼽았다. 지난해 AI 기업들의 자기 자본 조달 규모는 1000억 달러에 육박하며 전년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BNEF의 기술 및 혁신팀 책임자인 마크 데일리는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본이 무한정 있는 것은 아니며, AI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면서 “확실히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세계 에너지 전환에 대한 투자 금액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돌파했다. 청정에너지 와 공급망 투자, 주식 및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등이 모두 포함된 수치다. 그러나 성장률은 2023년의 29%에서 지난해 11%로 크게 둔화됐다.
BNEF는 친환경 수소와 같은 초기 청정에너지 기술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수요를 늘리기 위해 더 많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이것이 성장 둔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