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기후 위험 반영 추진

2월28일까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2025-02-07     이신형 기자
피치 레이팅스 로고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국제 신용등급 평가기관인 피치 레이팅이 국가신용등급 평가 과정에 기후 리스크 반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본격적인 도입에 앞서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을 요청했다.

피치는 지난달 27일 발간된 디스커션 페이퍼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물리적 위험과 기후 환경 정책이나 규제에 따른 탈탄소 전환 위험은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이런 “기후 위험을 식별하고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기후 리스크를 보여주는 ‘기후 취약성 스코어(Climate Vulnerability Scores, 기후 VS)’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이미 비금융기업 신용평가에서 기후 VS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기업 신용평가에서는 전환위험만 고려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VS는 투자자에게 기업의 장기적인 전환위험을 알리기 위해 개발됐고 2025년부터 2050년까지 5년 단위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피치는 단일중대성(재무중대성) 개념에 기반해 기후 VS를 산정한다. 따라서 2025년부터 2050년까지 기후 위험이 국가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과 산업이나 기업의 재무적 성과와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을 평가한다. 국가나 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는다.

기후 VS는 10점과 30점, 50점, 70점. 90점의 5단계로 이루어져 있고 10점이 가장 높은 점수다. 2050년 VS가 10점이면 기후 요소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경우다. 반면에 90점이면 기후 위험이 실제로 신용등급에 위협이 되는 경우다.

‘35년 기후 VS 50 이상이면 고위험군

피치는 기후 VS를 기후 위험이 높은 나라를 식별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폭염과 산불, 홍수, 해수면 상승 등의 물리적 위험과 탈탄소 전환 정책이나 제도에 따른 전환 위험, 탈탄소화 비용 등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 위험이 높은 나라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신용등급 하향조정 여부를 고려하기 위해 추가적인 분석이 수행된다.

2035년 기후 VS가 50을 넘을 경우 기후 위험이 높은 나라로 간주된다. 피치는 이런 나라는 신용등급이 한 등급이나 그 이상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기업의 경우에는 2035년 기후 VS가 45이상인 기업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피치는 2035년 기후 VS를 판단 기준으로 정한 것과 관련, “10년이면 기후 위험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시간이면서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 있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신용등급 평가에서는 장기적인 전망이나 불확실한 요인 보다 가까운 미래 전망에 더 많은 가중치가 부여된다. 10년이 넘어서서 벌어지는 일은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유의미한 요인이 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피치는 2035년 기후 VS가 50 이상이어도 2035년에 신용등급이 실제로 하향조정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기후 위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피치는 이달 28일까지 이런 국가신용등급 평가 방식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