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에 한번 꼴로 횡령·배임 사건 기소돼...'대횡령시대’ 오나
2024년 검찰연감 분석, 2023년 횡령·배임 기소 3966건 29%↑ 기업에 대한 사회적 신뢰 기반 무너뜨려 ESG 평가서 큰 감점요인 민이앤아이 박기태 대표 "기업 횡령 방지시스템 취약이 큰 문제”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횡령·배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하루평균 약 11건, 두 시간에 한 번 꼴로 업무상 횡령·배임 사건이 기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소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실제 횡령·배임 사건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ESG 경영'이 강조되는 시대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적 신뢰 기반 마저 무너뜨려 ESG 평가에서 큰 감점요인이 되는 횡령과 배임이 빈발하는 ‘대횡령시대’가 눈 앞으로 다가고 있다.
횡령탐지 전문기업 ㈜민이앤아이(대표 박기태, 금동준)는 지난 2023년 업무상 횡령 및 배임으로 기소된 사건은 모두 3966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민이앤아이가 최근 발표된 2024년 검찰연감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에 기소된 횡령 및 배임 사건 3966건으로 하루 평균 약 11건, 두 시간에 한 번 꼴이다.
이 수치는 점유이탈물 등의 단순 횡령 사건을 제외한 것으로, 형사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마무리되는 사건까지 고려하면 실제 기업에서 벌어지는 횡령·배임 사건은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횡령·배임 사건 수에서 오스템임플란트 2215억 횡령사건 등 대형 횡령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대횡령시대'로 불린 2022년보다도 29%나 증가했다. ‘대횡령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경가법 적용 횡령·배임 사건 40%급증...216명 구속
특히 피해액이 5억원을 넘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 횡령·배임 사건은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한 612건(횡령 379건, 배임 233건)에 달해, 일반 횡령사건보다 가파른 증가추세를 보여주었다. 이는 횡령·배임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간 업무상 횡령과 배임으로 구속되는 인원도 216명에 달하는 등 횡령과 배임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날로 커지고 있어, 이를 근절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청 감사담당관을 역임한 박기태 이앤아이 대표(동국대 겸임교수·범죄학 박사)는 "2023년 횡령 사건이 증가한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주식·도박·가상화폐 등 투기성 거래의 유혹에 빠진 임직원이 늘어난 점,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금융거래가 증가하며 횡령수법이 더욱 다양해지고 교묘해진 반면 기업의 횡령방지 시스템은 취약하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횡령과 관련된 제반 규정을 준수하고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레그테크(Reg-Tech)’ 활용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횡령탐지 프로그램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검찰청에서 매년 발행하는 검찰연감은 한해 동안 검찰이 처리한 사건의 통계 및 조직운영 현황을 수록하고 있으며, 최근 2024년판이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