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작년 영업익 첫 5000억원 돌파…매출도 3조원 넘겨
리가켐바이오 인수 평가차익 1437억원 반영돼 5436억원 중국·러시아·베트남 등 해외법인 영업이익도 10% 이상 증가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오리온이 지난해 사상 첫 매출 3조원을 넘어서면서 영업이익이 창사이래 처음으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오리온은 11일 연결기준 작년 영업이익이 5436억원으로 전년보다 10.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5000억원 돌파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오리온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도 역대 최대인 53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 리가켐바이오 인수계약(2024.1.15) 체결시 계약금액과 인수당일(2024.3.29) 주가 차이에 따른 주식가치 평가차익(비경상이익) 등 1437억원이 반영됐다.
작년 매출은 3조1043억원으로 전년보다 6.6% 늘어 3조원을 처음으로 넘었다. 법인별로 보면, 한국 법인은 작년 매출이 1조976억원으로 2.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85억원으로 5.7% 늘었다. 중국과 베트남 법인으로부터 받은 해외 배당 수익 2378억원이 반영되면서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4024억원을 기록했다.
한국 법인은 원화가치 하락과 경기 침체 등 어려운 환경을 고려해 적극적인 신제품 출시와 틈새시장 개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K푸드 열풍에 부응해 미국과 중국, 호주, 유럽 등 수출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충북 진천의 진천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18만5000㎡(약 5만6000평) 부지에 생산·포장·물류 통합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 법인에선 간식점과 벌크 시장 등 성장 채널의 판매가 확대돼 매출이 7.7% 증가한 1조27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4% 늘어난 2439억원이다. 오리온은 간접 영업 체제가 작년에 마무리됨에 따라 올해부터 경쟁력 높은 신제품 출시와 기존 제품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베트남 법인은 선물용 파이와 쌀과자 안(An) 등 기존 제품 판매 증가 영향으로 매출은 5145억원으로 8.2% 늘었고, 영업이익은 14.4% 증가한 100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베이커리 제품군을 확대해 시장 내 1위 지위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 법인은 하노이 옌퐁 공장 신·증축을 상반기 중으로 완료하고, 쌀과자 생산라인 증설 및 제3공장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러시아 법인도 생산량 증대와 거래처 확대로 매출은 15.1% 증가한 2305억원, 영업이익은 15% 늘어난 369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카카오와 설탕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더해진 상황에서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의 호실적으로 재무적 안정성을 견고히 했다"며 "작년 12월 31일 기준 순현금 보유액은 1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작년 3월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한 오리온은 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식품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인수 첫 해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약 1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는 새로운 파이프 라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지속적인 기술 수출과 함께 글로벌 자체 임상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이날 이사회 의결을 통해 사업회사 오리온의 주당 배당금을 기존 1250원에서 2500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일회성 비경상 손익을 제외한 연결 지배지분 당기순이익의 26% 수준이다.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는 배당금을 기존 750원에서 800원으로 늘렸다. 시가배당률은 5%로, 3%대인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오리온 및 오리온홀딩스의 배당 기준일은 오는 2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