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 경쟁을 한국 경제 지속가능 발전의 기회로
중국 AI 굴기, 한국에 쇼크지만 기회로도 작용 기술투자·제조역량·규제개혁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중국 딥시크(DeepSeek)의 출현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글로벌 AI 경쟁의 판도를 흔들어 놓았다. 기존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며, 고성능·저비용 AI의 시대를 열었다. 이는 자본력 없이도 혁신적 AI 개발이 가능함을 입증하며 기술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변화는 AI 산업 전반에 충격을 주었고, 오픈소스 협력 모델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주요 AI 기업들은 폐쇄적 개발 전략에서 개방형 협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수출 통제와 데이터 규제 등을 통해 중국의 AI 굴기를 견제하고 있다.
딥시크의 저비용·고효율 AI 모델은 AI 인프라 비용을 크게 낮추었지만, '제본스의 역설'을 상기시킨다. 이 역설에 따르면, 기술의 효율성 향상은 사용량을 증가시킨다. AI에 적용하면, 효율적인 모델로 인해 AI의 '상품화' 및 광범위한 사용 전망과 일치한다
중국은 AI 발전을 국가 전략으로 삼아 대규모 재정·행정 지원을 쏟아 붓고 있으며, 주요 도시들은 AI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딥시크는 이러한 정부 지원과 민간 투자가 결합된 결과물이며, 혁신적 기술 개발과 오픈소스 전략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딥시크는 다양한 AI 모델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고, 모회사로부터 막대한 컴퓨팅 인프라를 지원받아 글로벌 AI 연구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시에 AI 산업이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산업 전반의 융합과 비용 구조 혁신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부통령 JD 밴스은 프랑스 AI 서밋 연설에서 21세기 기술 패권 재편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했다. 미국은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EU는 규제 기반 공공성을, 중국은 국가 자본주의 모델을 앞세우며 AI 전략을 전개하는 가운데, 몇 가지 핵심 과제가 부각된다.
글로벌 AI 윤리 표준화가 필요하다.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자율적 행동 강령의 국제적 합의가 요구된다. AI 인프라 협력을 위해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와 데이터·에너지 복합단지 구축이 필요하다. AI로 인한 일자리 상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딥시크의 등장은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 투자와 정책 지원을 통해 글로벌 AI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사례를 보여준다. 이에 대응해 미국 기업들도 기술 보호와 비용 절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AI 시장은 장기적으로 확장될 것이며, 경쟁 구도도 변화할 전망이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다툼 속에서 전략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단순 생존을 넘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몇 가지 핵심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AI 연구개발 투자 확대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장기적인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AI 핵심 기술인 미래 성장 동력에 집중 투자하고, AI 칩 관련 신기술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연구소와의 협력 강화와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
둘째, 제조업 기반 활용이다. 한국은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트윈, 엣지 컴퓨팅, 로봇 기술을 활용해 AI 산업의 하드웨어 부문을 선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셋째, 규제 혁신과 정책 지원이다. 보수적인 규제를 타파하고 AI 스타트업과 신기술 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동시에 데이터 보안과 윤리 기준을 확립해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AI 기술 표준을 선도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노동 관련 규제도 완화하여 주 52시간 근로 등에 제한받지 않고 기업들이 AI 기술 개발에 혼신의 힘을 쏟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넷째, 소비자 중심 AI 시장 개척이다. 소비자 AI 시장에서는 단순히 기술 성능을 높이는 것을 넘어 실질적으로 국민 생활에 기여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다양한 산업에 특화된 버티컬 AI 모델을 개발해 국민의 편의와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증대시켜야 한다.
다섯째,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강화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과 기술 교류 및 공동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 한국은 강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세계 AI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전략을 취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딥시크의 등장은 글로벌 AI 산업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했고, 각국은 이에 맞춰 대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미중 AI 패권 경쟁 속에서 전략적 대책을 마련하고,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적 비전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와 기업은 물론 여야 정치권이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기술 혁신과 글로벌 협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한국은 AI G3 강국으로 얼마든지 자리매김할 수 있다. 기술 투자·제조 역량·규제 개혁의 삼각 균형을 통해 한국은 미중 경쟁의 틈새에서 생존을 넘어 글로벌 AI 리더십을 발휘하길 기대해 본다.
[박정일 전 한양대 컴퓨터SW학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