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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투톱 체제'로…AI·반도체 미래 전략 가속

  • 기자명 김도산 기자
  • 입력 2025.11.2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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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사장, 정식 대표로…전영현 부회장과 2인 체제
위기 극복 안정 카드 선택, 기술 인재 윤장현·박홍근 발탁

삼성전자의 전영현(좌), 노태문(우) 대표이사. 사진=삼성 제공
삼성전자의 전영현(좌), 노태문(우) 대표이사. 사진=삼성 제공

[ESG경제신문=김도산 기자] 삼성전자가 21일 발표한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는 '안정'과 '기술'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지난 8개월간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노태문 사장이 정식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반도체(DS) 부문의 전영현 부회장과 함께 2인 대표 체제를 복원했다. 이번 인사는 사장 승진 1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4명으로 규모는 소폭에 그쳤지만, 삼성이 처한 경영 위기와 리더십 공백 우려해 안정을 택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투톱 체제 복원, 사업부 안정 최우선

이번 인사의 핵심은 노태문 사장의 '직무대행' 딱지 제거다. 노 사장은 지난 3월 DX 부문장 직무대행으로 임명된 이후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을 겸직하며 사실상 가전·모바일 부문 전체를 이끌어왔다. 이번에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되면서 전영현 부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전 부회장은 DS 부문장과 메모리 사업부장직을 유지했다. 다만 삼성종합기술원(SAIT) 원장직은 내려놓았다. 양대 부문장이 사업부장까지 겸직하는 구조는 조직의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삼성 2인자로 꼽혔던 정현호 전 부회장이 최근 용퇴하고 사업지원실이 신설되는 등 큰 틀의 조직개편이 단행된 직후였기에, 현장 사업 리더십만큼은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 중심의 새 리더십 체계가 정비되는 과정에서 사업부까지 대대적으로 바꾸면 혼란이 커질 수 있다"며 "검증된 인물을 대표로 앉히고 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한 것이 이번 인사의 실질적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기술 인재 파격 발탁…미래 대비 포석

조직 안정과 동시에 삼성은 기술 혁신 인재들을 발탁했다.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였던 윤장현 부사장이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사장 승진했다. 삼성리서치는 AI·6G·차세대 반도체 등 미래 신기술 연구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윤 신임 사장은 삼성의 스타트업 투자 전략과 오픈 이노베이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생태계 확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할 인사는 SAIT 신임 원장으로 선임된 박홍근 사장이다. 박 사장은 1999년부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로 25년간 화학·물리·전자 등 기초과학과 공학 전반에서 세계적 연구를 이끌어온 글로벌 석학이다. 내년 1월 입사 예정인 박 신임 원장은 삼성전자의 장기 기술 경쟁력 강화와 AI 시대 기초연구 역량 확보를 위한 '외부 영입' 카드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경쟁력 저하와 AI 전환 지연 등으로 위기에 몰린 삼성이 기술 중심 인사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이재용 회장은 최근 몇 년간 AI·반도체·바이오 등 기술 인재를 중시하는 인사 기조를 유지해왔다.

소폭 인사에 담긴 메시지

이번 사장단 인사 규모는 총 4명으로 역대급 소폭이다. 전년도인 2024년 11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등 총 137명이 승진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은 조만간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지만, 사장단만큼은 최소한의 변화로 안정을 택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경영 위기와 리더십 교체기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삼성이 선택한 인사 전략은 '핵심 인물 유지 + 기술 투자 강화'"라며 "전·노 투톱 체제를 중심으로 단기 실적 회복에 집중하되, 장기적으로는 AI와 차세대 반도체 같은 미래 기술에서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복안"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하고 핵심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함으로써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서 경영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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