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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IPO 1위 달리지만...주관 종목 주가 성적표는 '참담'

  • 기자명 김대우 기자
  • 입력 2025.11.27 16:43
  • 수정 2025.11.27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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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 상장 힘입어 IPO 톱레벨...주가하락에 투자자 '원성'
상장후 대부분 주가 빠져...공모가의 ‘반의 반토막’ 수두룩
“IPO주관사의 시장 점유율과 주가 성과 간 간극 좁혀져야”
코스피 7500 전망도 논란..."아니면 말고 식 보고서" 눈총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증권 사옥. 사진=KB증권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증권 사옥. 사진=KB증권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KB증권이 올해 기업공개(IPO) 주관실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주관한 기업 중 상당수가 공모가 대비 주가가 빠지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일부 종목은 주가가 ‘반토막’ 혹은 ‘반의 반토막’까지 난 상태다.

KB증권은 또한 근거가 빈약한 내년 코스피 7500 전망 보고서를 내놓아 '바람잡이 식 영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KB증권이 국내 리딩 금융그룹 소속사로서 모기업인 KB금융그룹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KB증권의 IPO주관 공모총액은 2조334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위인 NH투자증권(약 8200억 원)을 1조 원 넘는 격차로 앞서면서 연간 IPO 주관 실적 1위 달성이 확정적인 상황이다.

KB증권은 시가총액이 조단위인 HD현대마린솔루션, LG CNS, 대한조선, 명인제약 등 대형 IPO를 성공적으로 주관하며 시장 점유율을 강화해왔다. 올해를 포함해 최근 4년 가운데 3번이나 공모총액 기준 IPO 주관 1위 달성이 유력시된다.

KB증권은 코스닥에서도 삼양엔씨켐·아이에스티이·심플랫폼·아이티켐 등 성장성이 높은 중소형 IPO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대형 IPO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성장기업의 스토리를 투자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시장 다양성과 저변 확대에도 기여한 셈이다.

문제는 IPO 기업들의 상장 이후 주가 성적표다. KB증권이 주관한 IPO 종목 대부분이 상장 이후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대부분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빠졌다. 대한조선은 상장 첫날 종가 대비 10~15% 하락했고, 일부 중소형 종목들도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아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에 특례상장인 이익미실현상장으로 입성한 제일엠앤에스는 주가가 반의 반토막이 나고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상장 1년만에 주권거래가 중지돼 KB증권 책임론에 불거지기도 했다. 의견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의견 표명이 불가능하거나 기업 존립에 의문이 들 때 내는 감사의견이다. 제일엠앤에스는 이제 상장폐지에 직면하고 있다. 

민테크 역시 주가가 2670원(27일 종가기준)로 공모가(1만500원)의 반의 반 토막으로 급락한 상태다. 탑런토탈솔루션 주가도 4075원으로 역시 공모가(1만8000원)의 반의 반토막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주목받았던 LG CNS의 주가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27일 종가기준 주가가 5만7600원으로 공모가(6만1900원) 대비 6.9% 가량 하락한 상태다.

명인제약은 상장 첫날 공모가(5만8000원) 대비 110% 상승한 12만1900원으로 마감후 상승세를 타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해 7만2900원에 머물고 있다.

KB증권이 IPO를 주관한 기업 중 엠앤씨솔루션과 HD현대마린솔루션만이 상장 후 주가가 순항했다. 이들 종목은 공모가 대비 100% 안팎 상승했다.

KB증권 김성현·이홍구 대표이사 사장.   사진=KB증권
KB증권 김성현·이홍구 대표이사 사장. 사진=KB증권

전문가들은 KB증권이 대형 딜 위주로 공모총액을 늘리며 IPO 주관 실적 1위를 지속하고 있지만, 주식 공모 가격 등 IPO 조건을 결정하는데 있어 상장회사들 요구에 따라가기 급급하다 보니 투자자 보호에 소홀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또한 IPO 종목의 장기적 주가 안정성과 수익성 제고를 위한 후속 관리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 시장의 주관사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주가 관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며 “주관사의 시장 점유율과 주가 성과 간 간극이 좁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입지를 견고히 했지만, 주관 IPO 종목의 주가 부진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 신뢰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주가 관리 및 투자자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KB증권 주관 상장사 주가 하락 사례별 원인 분석해보니

KB증권 주관 IPO에서 상장 직후 주가 하락은 특례상장 기업의 실적 부진과 신뢰 문제, 구주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투자 심리 약화, 과도한 공모가 산정, 외부시장 환경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 여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술특례상장 또는 이익미실현상장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제일엠앤에스, 민테크 등은 기술력이나 성장성 중심으로 상장했으나, 상장후 실적 부진과 감사의견 거절 등 문제 발생으로 투자자 신뢰가 급격히 저하됐다. 특례상장은 미래실적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실현되지 못하면 주가 급락 위험이 크다는 점이 확인된다.

LG CNS의 경우 상장시 전체 공모주식의 50% 이상이 구주 매출로, 외부 투자자에게 신규 자금유입보다 기존주주의 자금회수가 목적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상장 직후부터 주가가 공모가 대비 약 10% 하락했고 맥쿼리PE 같은 대주주의 엑시트(지분 매각) 목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모가 산정 문제도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탑런토탈솔루션 등 일부 중소형 IPO는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어 상장 후 주가가 지속 하락했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주관사의 기업 가치 평가 과잉과 시장 수요 예측 실패로 인한 조정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일부 종목은 무상증자 결정 등으로 기존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은 IPO 종목 투자시 특례상장인지, 공모가는 적절한지, 외부시장 환경을 어떤지 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주관사 역시 기업가치의 현실적 평가와 장기적 주가 관리에 보다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스피 7500 장밋빛 전망도 도마에

한편 KB증권은 내년 코스피가 75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 보고서를 내놓아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KB증권은 몇가지를 조건으로 장기 강세장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그 전제 자체가 엉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KB증권은 무엇보다 현 경제 상황을 과거 1985년 이후 3저호황(저물가·저금리·저환율) 국면과 일치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경제 상황은 성장이 사실상 멈춘 가운데 고물가에 시중 실세 금리가 다시 꿈틀거리고, 원화가치 하락으로 물가가 다시 불안해지는 등 1980년대 말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반도체와 전력, 조선과 방산 등 일부 섹터의 호황을 확대 해석해 투자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KB증권의 시장 전망은 구조적인 리스크를 애써 외면한채 거시경제·이익·가치·유동성 등 모든 전제를 상단으로 놓고 꿰맞춘 숫자놀음의 성격이 짙다"며 "시장의 단기 흐름에 편승해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뒤 '전망이란 게 틀리게 마련'이라고 발뺌하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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