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추천 이사, 기업 지속가능 성장과 경영 안정성 설득력 부족
ESG 종합평가 A+, 지배구조 부문 금융 업종 최우수 'S등급' 부여

[ESG경제=김민정 기자] 한국ESG평가원이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한국ESG평가원은 14일 내놓은 KB금융그룹 주총의안분석 보고서에서 25일 열릴 주총의 제6호(김영수 사외이사 선임안) 안건과 관련, 주주들에게 반대할 것을 권유했다.
KB금융그룹 노조협의회는 지난 9일 KB금융그룹 이사회 사무국에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와 위임장을 전달했다. 김영수 후보는 한국해외투자인프라 도시개발자원공사 상임이사를 역임했다.
노조협의회는 임직원과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위임장을 받아 KB금융 주식의 0.55%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김영수 후보 추천을 통해 잘못된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훼손을 방지하겠다고 했다.
노조는 김 후보가 1985년 수출입은행 입행 후 홍콩 현지법인과 국제금융부 등에서 30년 넘도록 일한 해외투자 전문가로서, 지속가능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한국ESG평가원은 보고서에서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되었을 때, KB금융지주의 기업가치가 확대되고 지속가능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데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김 후보의 경력과 관련해서도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출신의 경험과 능력만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 거대 금융그룹의 기업가치와 지속가능 성장에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힘들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노조 추천 이사의 선임은 국내 노조 활동의 경직성과 과격성에 비추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국내외 주주들 사이에 우세하다”며, “자칫 경영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국ESG평가원은 결론적으로 “과거 시도된 4차례 노동이사 선임 시도가 모두 주총에서 부결되었고, 최근 ISS가 반대의견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이사회에 노조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외이사를 포함시키겠다는 노조의 주주제안은 최고 의결기관인 이사회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사는 특정 이해관계자 집단의 이익에 치중해 경영의사 결정을 내려선 안 되기 때문이다.
ESG평가원은 “국내 노조의 과격성에 비추어 이사의 노조 대변자 역할은 다른 이사들의 의사결정에 방해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독일의 노동이사제를 근거로 삼는 주장이 있으나 독일의 노동이사는 경영이사회가 아니라 감독이사회에 한정된 제도”라고 일축했다.
ESG평가원은 KB금융지주에 대해 ESG 종합평가 등급을 A+ 로 부여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환경(E)과 사회(S)부문 A등급이며, 지배구조(G) 부분은 금융업종 내 가장 우수한 평가인 S를 받았다.
다만 현재 KB금융의 사외이사 평가에 대해 "내부 평가와 동료평가로 진행되고 있어 사외이사 전원이 재선임되는 결과가 반복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은 다른 금융지주 회사에서도 동일하게 지적되고 있다.
ESG평가원 이태호 연구위원은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는 우수하나, 사외이사 재선임 과정의 객관적 평가체계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그룹 노조는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사외이사를 추천했으나, 표 대결에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노조는 2017년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와 2018년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2019년에 백승헌 변호사를 각각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2020년에는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로서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지만, 주총을 통과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