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유엔여성기구와 여성 경제활동 지원 위한 펀드 론칭 MOU 체결
블랙록, 자금 지원 전략 개발하고, 유엔여성기구는 연구 분야 협력하기로

[ESG경제=이진원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여성들의 경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펀드를 론칭하기로 유엔과 합의했다.
블랙록은 26일(현지시간) 여성차별 철폐와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인 유엔여성기구(UN Women)과 이러한 ‘젠더 관점의 투자(gender lens investing)’ 증진을 위해 협력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본 합의에 따라 블랙록은 여성들의 경제 활동 기회를 지원하기 위한 자금 지원 전략을 개발하고, 유엔여성기구는 블랙록의 지식 파트너 역할을 하면서 데이터와 연구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총 자산운용 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블랙록이 유엔여성기구와 손을 잡음으로써 그동안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젠더 관점의 투자’가 더욱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젠더 관점의 투자란 투자자가 젠더 편향적 투자 관행을 인지하고 성평등적 관점에서 투자를 집행하는 것을 말한다. ESG, 즉 환경·사회·지배구조의 고려 요소 중 사회와 지배구조는 기업의 젠더 질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현재 ESG 분야에서 젠더 관점의 투자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성별 및 다양성, 직원참여, 인권, 노동기준에서 젠더 평등은 물론, 이사회 구성에서 성별 균형이 지배구조와 기업의 젠더 질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젠더 관점 투자 성장 촉진 기대
블랙록에 따르면 공공 및 민간 시장을 아우르는 자사의 광범위한 투자 경험과 유엔여성기구가 가진 양성평등에 대한 전문지식을 결합한 이번 파트너십은 젠더 관점 투자의 성장을 촉진하고, 교육, 금융 서비스, 아동에 대한 여성의 요구를 해결하는 기업에 투자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랙록과 유엔여성기구는 전 세계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가 여성들의 경제적 참여를 확대시킴으로써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제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록과 유엔여성기구는 앞으로도 양성평등에 초점을 맞춘 공공 및 민간 부문 조직들로 이루어진 더 넓은 생태계에 참여하고, 데이터 협업과 연구를 강화하며, 여성의 삶을 개선하는 수익 창출 및 시장 기반 솔루션 개발에도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이사벨 마테오스 라고 블랙록의 글로벌 공식 기관 그룹 책임자는 “유엔여성기구와 협력해서 젠더 관점의 투자라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분야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이번 제휴를 계기로 전 세계 자산운용사들이 ESG 중 특히 S에 더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젠더 관점 투자 관심 점차 커져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 열풍과 더불어 여성 경영진 육성이나 남녀 임금 격차 해소 등 양성평등을 위해 애쓰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펀드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모닝스타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펀드들의 운용 자산 규모는 490억 달러(약 61조 5000억 원)로 불과 2년 전의 240억 달러에 비해 두 배가 늘었다.
<젠더 관점 투자 펀드들의 운용자산 규모 현황>

젠더 다양성 정책을 중시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기업들이 더 다양한 인재 풀에서 인재를 모집하고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젠더 다양성 정책을 추진하는 기업들로 이루어진 모닝스타의 ‘여성 권한부여 지수(Women’s Empowerment Index)는 2018년 등장 이후 지속적으로 '미국 시장 지수(US Marekt Index)'를 앞질렀다.
<미국 시장 지수보다 높은 모닝스타 여성권한부여 지수>

국내에서도 젠더 관점의 투자 움직임이 스타트업 분야를 중심으로 확산되고는 있으나 아직은 미진한 수준이다.
〈스타트업레시피〉가 발행한 ‘투자 리포트 2021’에 따르면, 2021년 전체 투자 건수는 1272건이었는데 투자 유치에 성공한 여성 창업 스타트업은 9.5%(121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총투자금액 12조 286억 4000만원 중 여성 창업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액은 9147억원으로 7.6%를 차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