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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왕' 찰스 3세, 50년 기후변화 대응 활동 변화 생기나

  • 기자명 김민정 기자
  • 입력 2022.09.26 13:11
  • 수정 2022.09.26 2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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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는 앞서 나간 기후 환경 활동가, '지속가능한 시장 이니셔티브' 시작
국왕의 정치 간섭 금지 때문에 윌리엄 왕자가 환경 활동 이어 나갈 듯

찰스 왕세자의 거수경례 모습. AP=연합뉴스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거수경례 모습. AP=연합뉴스

[ESG경제=김민정 기자] 1970년 2월, 영국 카디프에서 열린 세계 지도자 회의에서 ‘생태계에 암과 같이 끔찍한 영향을 미치는 환경오염’에 대해 경고한 인물이 있었다. 1948년 왕자로 태어나 올해 74세로 영국 왕위에 오른 된 찰스3세 국왕(Charlse III) 얘기다.

50여년 넘게 기후환경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찰스 3세 국왕 시대를 맞아 영국의 ‘기후환경정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캐나다 경제전문지 '코퍼레이트 나이츠'(Corporate Knights)는 지난 19일 찰스 3세 국왕의 50년에 걸친 기후변화 대응 행동을 소개했다.

1970년, 당시 케임브리지 대학 학생이었던 찰스 국왕은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이런 정책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세계 지도자들과 회의를 소집하고, “환경 개선을 위해 세금을 더 걷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럴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찰스 국왕의 이 같은 발언은 기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으로부터 50년도 더 전의 일이다. 전 세계 선진국가들이나 대기업들이 이제 와서야 환경 문제에 눈을 돌리지만,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선견지명을 갖고 지속 가능성과 유기농법, 재생에너지,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것이다.

코퍼레이트 나이츠는 그가 50년 동안 기후에 대한 세상의 자만에 맞서 싸웠으며, 세계에서 가장 일관성 있는 생태 운동가 중 한 사람임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가 가는 길이 순탄치는 않았다. 찰스 국왕은 “처음에 그런 불편한 진실을 세상에 언급할 때마다 제 정신이 아닌 사람으로 취급받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찰스 국왕은 영국이 북해에 폐기물을 투기하는 ‘혐오스러운’ 관습이 있다고 폭로해 내각 구성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또 습지와 야생 동물의 보존, 도시 디자인 및 건축, 유기농 농업, 녹색 건물,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사업, 전기 자동차 등의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옹호했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3세 국왕(맨 왼쪽), 윌리엄 왕자(맨 오른쪽). 환히 웃는 이는 윌리엄의 아들 조지. AP=연합뉴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3세 국왕(맨 왼쪽), 윌리엄 왕자(맨 오른쪽). 환히 웃는 이는 윌리엄의 아들 조지. AP=연합뉴스

2009년에는 저서 ‘하모니: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Harmony : A New Way of Looking at Our World)’을 발표하면서 “내가 강조하는 대기오염, 폐기물, 산업과 농업 등의 규제는 모두 상호 연관된 것이며,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문제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가 주변 세계를 대하는 방식과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까지도 아우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970년 처음 기후 위기에 대한 연설을 시작한 이후 반세기만에 그는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을 결집하는 ‘지속 가능한 시장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글래스고에서 열린 2021년 유엔 기후 정상 회담인 COP 26(제 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45개의 글로벌 기업에 테라 카르타 씰을 수여했다.

테라 카르타 씰은 영국 왕실이 혁신을 주도하고 ESG 경영으로 지속가능한 시장에 대한 기여와 추진력을 보여주고 있는 글로벌 기업에 수여하는 씰이다. 테라 카르타는 찰스 국왕이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이 따라야 할 규범을 담고 있다.

그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일부 기후 활동가들은 그가 선왕과 달리 기후문제에 정치적으로 의견을 내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환경 식민주의’로 고통 받는 개발도상국의 가난이 기후 위기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도록 의견을 내세워 달라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코퍼레이트 나이츠는 “왕으로서 찰스는 그의 환경 활동가로서의 역할을 축소해야 할 것”이라며, “수세기 동안 영국은 군주가 정치적 의사 결정에 간섭하는 것을 금지하는 협약을 맺고 있다”고 보도했다.

찰스 국왕도 이달 TV 연설을 통해 “내가 자선 단체와 환경 이슈에 깊은 염려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그 분야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더 이상 쏟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녹색당의 전 수장이자 찰스 국왕의 고문을 맡았던 조나톤 포리트는 가디언에 “국왕은 정부 사업 논의를 위해 매주 총리 리즈 트러스와 만난다. 영국 군주는 의례적인 역할을 할 뿐이지만, 신임 총리와는 매우 활발하게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코퍼레이트 나이츠는 윌리엄(William) 왕자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환경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20년 윌리엄 왕자는 생물학자이자 방송인인 데이비드 애튼버러(David Attenborough)와 함께 5천만 파운드(약 752억원)를 투자해 어스샷 시상식(Earthshot Prize)을 공동 설립했다.

어스샷 시상식은 환경 문제에 대한 영향력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개인이나 조직에 수여되는 상이다. 지난해 코스타리카와 인도 등, 전 세계에 걸쳐 혁신적인 기술자, 혁신가, 국가, 개척자적 도시 등 5명이 첫 번째 수상자로 발표됐다.

윌리엄 왕자는 시상식에서 우주여행에 집중하는 세계 억만장자들을 비판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두뇌와 정신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다음 삶을 위해 다른 행성을 찾아 나서려는 노력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이 행성을 살리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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