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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 오명 정유사 쉘, 유럽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우뚝

  • 기자명 김민정 기자
  • 입력 2022.09.29 18:27
  • 수정 2022.10.03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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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포트폴리오 성공적 전환
재생에너지 집중, 안전 정책 강화, ESG 성과 경영진 보수와 연계

유럽 저유 기업 쉘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면서 ESG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유럽 저유 기업 쉘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면서 ESG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ESG경제=김민정 기자] 파리기후협약 이후 탄소중립 정책이 강화되면서 전통적인 고탄소배출 산업인 정유업종은 기후변화 주범으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유럽의 거대 정유사 쉘(Shell)은 기존 석유화학 중심 사업 부문에서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 두드러진 ESG 경영 성과를 내고 있다.

KB증권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쉘이 지난 몇 년간 환경 단체의 소송 등 논란에도 불구하고 동종 비교 그룹 대비 상위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며, “높은 ESG 성과를 달성한 유럽 최대의 에너지 기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쉘의 MSCI 등급은 AA 수준이고 S&P 글로벌 ESG 등급은 84.5로, 업계 평균인 40점대를 크게 웃돈다. 보고서는 “셸의 지난 1년 동안의 주가 수익률도 동종 업계 평균 대비 약 24.7%p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환경(E) 부문, 유럽 최대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

쉘은 2016년을 기준으로 직접과 간접 배출량(Scope 1, 2, 3)을 모두 포함한 온실가스 집약도를 2030년까지 20%, 2050년까지 100% 감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 부문을 전면 개편하고, 기존 석유화학 중심 사업 부문에서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 중이다.

쉘이 E 분야에서 시작한 개편은 크게 업스트림(Upstream), 전환(Transition), 성장(Growth) 총 세 가지를 축으로 한다.

쉘의 탄소 집약도 감축 계획
쉘의 탄소 집약도 감축 계획

업스트림 부문은 현금흐름의 80%가 발생되는 핵심 프로젝트를 9개로 축소하고, 나머지 프로젝트와 자산은 매각할 예정이다. 핵심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과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자사주 매입 및 신사업에 재투자 될 예정이다. 친환경 시대 전환을 위한 투자금을 마련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도 함께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쉘의 석유 탐사 연간 지출도 2015년 약 22억 달러 수준에서 2021년~2025년 약 15억 달러로 감축할 예정이며, 2025년 이후에는 신규 탐사 지출 계획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환 부문은 종합가스, 화학 제품 사업 부문으로, LNG 자산에 선별적으로 투자해 지속가능한 현금 흐름 창출 및 신사업 투자를 지원한다. 쉘은 2030년까지 약 700만톤 이상의 LNG를 생산할 계획이며, 자연 기반 탄소 크레딧을 사용하여 메탄을 포함한 LNG의 전체 배출량을 상쇄하는 탄소중립 LNG를 제공해 고객들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쉘 주가 추이 및 자사주 매입 사례
쉘 주가 추이 및 자사주 매입 사례

향후 쉘은 보유한 정제소 13곳을 6곳으로 축소하고 고부가가치의 화학 및 에너지 단지로 전환할 예정이다. 정제소 규모 축소에 따라 연료 생산량도 기존 100 mtpa에서 2030년 45 mtpa 정도로 약 55% 축소된다.

대신 화학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2030년까지 화학 제품에서 연간 10~20억 달러의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폐기물 재활용을 생산한 재생 화학제품도 생산, 2025년까지 연간 100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성장 부문에서는 바이오 연료, 에너지, 수소, 전기차 충전, 자연기반 솔루션, 탄소 포획 및 저장 등 탄소중립을 가속화하는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이 주요 전략이다. 특히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현재 가동 중인 발전 규모는 약 1.2GW이며, 개발 중인 프로젝트의 규모는 약 5.6GW이다. 2021년 기준 셸의 재생에너지 발전 규모는 업계 평균보다 낮지만 향후 추가 자산 매각으로 조달한 현금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발전 규모 확대가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사업뿐만 아니라 수송 분야를 지원할 바이오 연료 및 전기차 충전 포인트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력 발전을 기반으로 글로벌 전기차 충전 포인트를 현재 6만개에서 2025년까지 50만개 이상, 2030년까지 250만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쉘의 신재생에너지 생산 규모
쉘의 신재생에너지 생산 규모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및 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바이오 연료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2020년 약 95억 리터 규모의 바이오 연료 생산 및 유통 부문을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셸은 사탕수수로부터 저탄소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브라질 기업인 라이젠(Raizen)과 바이오세브(Biosev) 인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라이젠의 바이오에탄올 생산능력은 연간 37.5만 리터로 기존 생산량 대비 50% 증가할 예정이며, 전 세계 생산량의 약 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케팅 부문에서 가장 대표적인 제품인 윤활유에서는 윤활유 소매 매장과 일일 고객을 기존 4만6000개와 3000만명에서 2025년까지 5만5000개와 4000만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케팅 부문은 2020년 총 45억 달러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했으며, 2025년에는 60억 달러 이상의 순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증권은 보고서에서 쉘의 에너지 전환 전략을 통한 자산 매각, 에너지 화학 단지, 재생에너지, CCUS 등의 사업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각각 4-5%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회(S) 부문, 안전 최우선을 위한 노력 지속

쉘은 안전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기존에 안전 사고 제로(Goal Zero) 전략을 추진하면서 2020년에 목표를 달성한 바 있지만, 2021년 급증한 안전사고에 대한 조치로 안전 수칙을 전면 개편했다.

2021년 기준 셸의 근무중 총 사망자 수는 8명으로 지난 5년 중 가장 높았다. 이는 글로벌 경쟁업체 대비 높은 편에 속해있다. 이후 쉘은 국제석유가스생산자협회(IOGP)의 안전 수칙(Life Saving Rules)을 따르기로 결정하고, 2021년 말까지 10만명 이상의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들이 IOGP 의무 교육을 이수했다.

지배구조(G), 경영진 ESG 연계 보수 구조 통한 산업 규제 환경 대응

쉘은 중대재해율과 에너지 전환 성과를 경영진 보수와 연계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 성과의 경우 경영진의 단기성과에 15%, 장기성과에 20% 반영되고 있으며, 산업재해빈도율은 단기성과에 15% 반영되고 있다.

Peer 그룹 2017~2021년 중대재해율 비교
Peer 그룹 2017~2021년 중대재해율 비교

또한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화석연료 위주의 사업모델 변화 압박을 받아오면서 기존에 9년간 CEO 자리를 지켜 오던 벤 반 뷰어든(Ben van Beurden)을 교체,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차기 CEO는 에너지 전환을 이끌어낼 주요 사업부문인 천연가스 및 재생에너지 부문을 담당하던 웰 사완(Wael Sawan) 부사장으로 결정됐다.

KB증권은 “지난 몇 년간 환경 단체 소송으로 논란을 빚어온 쉘은 본사를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이전하고, 사명도 로얄더치쉘에서 쉘로 변경하여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논란 속에서도 유럽 최대의 에너지 기업으로서 높은 ESG 성과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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