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총수일가 ‘쌈짓돈' , 단체급식 시장 중소기업에 개방

  • 기자명 조윤성 선임에디터
  • 입력 2021.04.06 14:10
  • 수정 2021.04.11 12:03
  • 댓글 0

SNS 기사보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위 조사에 ‘울며 겨자 먹기식’ 사업 철수 앞둬
삼성 기준 4400억 매출... LG, 현대차, CJ 등 외부 선정 돌입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ESG경제=조윤성 선임에디터] 국내 주요 대그룹이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사업으로 지목됐던 단체 급식을 중·소사업자에게 문호를 개방한다. 삼성, 현대차, LG 등을 비롯한 주요기업들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상생경영을 표방하며 급식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대기업들이 급식시장에서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입해 사업을 강제 퇴출시킨 것이란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기업의 단체급식 시장은 2019년 기준 삼성웰스토리(28.5%), 아워홈(17.9%), 현대그린푸드(14.7%), CJ프레시웨이(10.9%). 신세계푸드(7.0%) 등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시장(약 4조 2799억원)의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주로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8개 주요그룹의 계열사와 친족기업의 직원용 구내식당을 독점해 오다시피 했다. 대부분 수의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해 왔다.

주요그룹 중에서는 삼성그룹 내 삼성에버랜드의 급식과 식자재 유통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2013년 설립된 삼성웰스토리가 대표적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 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업계 1위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체결한 수의계약 규모만 4400억원 수준이었다. 

범 LG가에서는 아워홈이 대표적이다. 단체급식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워홈은 고 구인회 LG그룹 회장의 3남인 구자학 회장이 별도 설립한 회사다. LG·LS그룹 등의 친족그룹과 수의계약을 맺어 매출을 성장시켜 왔다.

이들 기업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7년에 출범한 기업집단국에서 단체급식 분야에서의 독과점실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단체급식 시장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개방하게 됐다. 

가장 먼저 전면개방에 나선 기업은 삼성그룹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부터 개방을 결정해 우선적으로 2개 식당에 대한 외부업체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현대차도 연수원·기숙사·서비스센터 등 신규 사업장에 경쟁 입찰을 진행키로 했다. 

LG그룹은 내년부터 단체급식 일감을 전면개방하고 소규모 지방사업장은 지역내 중소·중견 급식업체를 통해 공급받을 예정이다.

CJ그룹도 전체 일감의 65%에 해당하는 367만식 이상을 중소·중견 급식업체에 개방키로 했다.

단체급식 시장 점유율. 그래픽=공정위
단체급식 시장 점유율. 그래픽=공정위

이들 기업들은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에 따른 사회적책임 완수를 위해 상생경영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시장의 혼란과 기존업체의 인력감축 등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기숙사나 연구소와 같은 소규모 시설부터 순차적으로 개방을 시작해 대규모 사업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대기업들이 영위해 왔던 단체급식 시장을 중소 업체보다는 외국계 기업이 사업을 가져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수천 명의 식사를 한 번에 제공해야 하는 대규모 사업장 급식은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요그룹 총수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급식시장이 정부가 나서면서 중소기업에 전면 개방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기업을 강제 퇴출시키는 것보다는 스스로 ESG경영의 일환으로 중소기업들에게 시장을 확대 개방토록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저작권자 © ESG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