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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사람들] 전기 비행기 국내 첫 상용화 도전… 토프모빌리티 정찬영 대표

  • 기자명 박가영 기자
  • 입력 2024.06.05 08:00
  • 수정 2024.06.0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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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프모빌리티, 국내 최초로 전기비행기 도입해 상용화 추진
"우선 국내 단거리노선 소형 항공기, 전기 비행기로 대체 목표"
항공산업 2050 탄소배출 30% 차지...넷제로의 '마지막 전선'

ESG경제신문은 국내 ESG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우수 사례와 함께 업계 ESG 리더들을 만나 현장의 소리를 전하는 인터뷰 기획 시리즈를 매주 연재합니다.  


[ESG경제신문=박가영 기자] 항공 산업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3% 가량을 차지한다. 3%라는 숫자만 놓고 보면 그리 큰 비중이 아닌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항공 산업은 ▲복잡한 산업 가치 사슬 ▲대체가 어려운 연료 ▲높은 대형사고 위험성 ▲사고 예방을 위한 높은 규제 장벽 ▲신기술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탄소 저감 활동이 가장 더딘 분야이기도 하다. 유럽항공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공 산업은 2050년에도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30%를 차지한다. 2050 넷제로의 ‘마지막 전선’이나 다름없다.

최근 발표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해운이 2050년까지 탈탄소화를 실현한다면 수송 부문의 탄소배출량 34%를 감축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항공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 각종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동시간 2시간 30분 이내의 단거리 비행이 완전히 금지됐으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제41차 총회에서 2050 국제 항공산업의 넷제로 달성을 선언하고 국제항공탄소 상쇄 감축 제도를 마련했다. 지속가능항공유(SAF)는 2025년부터 의무화 됐다. 영국과 캐나다, 일본, EU 등 주요국 역시 항공 탈탄소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전기 비행기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6월 조종사 훈련 사업 및 항공레저 분야에서부터 상용화가 시작됐다. 2008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전기 비행기는 2020년 6월 세계 최초로 유럽 항공청 인증을 받았다. 유럽에서는 이미 전기 비행기가 상용화 돼 있으며, 미국 역시 훈련용으로 전기 비행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미래 항공 모빌리티 스타트업인 ‘토프모빌리티’는 국내에서는 이 분야의 ‘개척자’다. 토프모빌리티는 '국내 최초'로 전기 비행기를 도입했으며, 아시아 최초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ESG경제는 토프모빌리티의 정찬영 대표를 만나 전기 비행기 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ESG경제신문이 만난 토프모빌리티 정찬영 대표.
ESG경제신문이 만난 토프모빌리티 정찬영 대표.

- 토프모빌리티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토프모빌리티는 전기 비행기를 운용하는 회사입니다. 전기비행기를 제조하는 기업은 아니며, 항공사에 가깝습니다. 토프는 친환경 항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운행하는 회사입니다. 토프는 이동의 편의와 새로운 항공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한 혁신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아시아 최대 E-mobility 회사로 발돋움 하고자 합니다.

국내 최초로 전기 비행기를 도입한 스타트업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항공대 등 대학교들과 지방 공항들과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전기 비행기 산업은 기후 대응 측면은 물론, 다양한 방면에서 유망한 산업입니다. 저희 토프모빌리티는 국내 항공산업 분야에서는 거의 유일한 스타트업이며,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개척자”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웃음) 

- 기존의 내연기관 비행기와 비교해 전기 비행기가 가진 장점이 있다면요?

우선 일반 비행기와는 다르게 전기 비행기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일반 내연기관 비행기는 160km를 갈 때 226kg의 탄소를 배출합니다. 소음도 엄청나죠. 하지만 전기비행기는 화석연료로 엔진을 돌릴 때 나는 소음이 없으니, 내연기관 비행기와 비교했을 때 소음이 10배나 적습니다.

운용 비용도 크게 절감됩니다. 기존 항공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기름값과 엔진 정비 비용이 40% 정도입니다. 전기비행기는 기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비용이 덜들어갑니다. 비용이 일반 항공유의 10분의 1 미만이죠.

- 전기 비행기는 배터리의 한계로 장거리보다는 단거리 노선에, 대형 비행기보다는 소형 비행기에 적합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얼마나 활용도가 있을까요.

토프모빌리티도 우선 국내 단거리 노선을 운행하는 소형 항공기들을 전기 비행기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는데, 보통 단거리 노선은 400km 이하를 말합니다.

소형 전기 비행기는 국토가 작은 국내 환경에 적합합니다. 최근 울릉공항 등 소형 공항들이 조성되고 있는데, 환경 관련 문제나 소음 문제, 탄소 배출 문제 등으로 활주로가 길지 않습니다. 즉, 큰 항공기는 이러한 지역에 다니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소형 전기비행기는 소음과 진동이 없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긴 활주로를 필요로 하지 않아 국내 곳곳의 소형 공항에 적합합니다.

지방 인구 자체는 감소하고 도심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지만, 지방에 방문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에는 버스와 기차가 있습니다. 버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고, 기차는 노선이 한정적입니다. 예를 들면 영남에서 호남으로 가는 철도는 새로 건설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들며, 산을 깎는 등 환경 파괴를 크게 해야합니다. 하지만 비행기는 빠르고, 기차가 가진 단점까지 상쇄시키는 모빌리티입니다. 산과 섬이 많은 우리나라에 지형에 더욱 적합한 교통수단이죠.

과거에는 전기차가 지금처럼 상용화 될거라는 생각을 대부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나 자동차 등 다른 교통 수단들은 이미 전기로 하나 둘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비행기 역시 친환경화가 필요합니다.

현재 2인승 전기 비행기는 유럽 항공청의 인증을 받아 국내 상용화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6월 중 국내 인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부터는 바로 사람들을 태울 수 있습니다. 관광용, 조종사 훈련용, 물류 운반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럽 항공청에서 인증을 받은 비행기는 국내에서 간단한 테스트를 통과하면 상용화할 수 있는데, 현재 국토부 산하 항공안전기술원에서 인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토프모빌리티 정찬영 대표와 2인승 전기비힝기. 사진=토프모빌리티
토프모빌리티 정찬영 대표와 2인승 전기비힝기. 사진=토프모빌리티

세계적으로 4인승에 대한 인증을 받은 전기비행기는 아직 없으나, 2025년에는 4인승 비행기를, 2026년에는 9인승을 인증 받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현재 2인승 기준으로 1시간 20분 정도 날 수 있습니다.

- 상용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수익성에 대해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인승·여객용 전기비행기가 상용화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현재 상용화를 앞둔 2인승 혹은 경량 전기비행기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까요?

네. 토프모빌리티는 전기 비행기 유통·시설 관련 판매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전기비행기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건 저희 토프지만, 다양한 친환경적인 흐름이 조성되며 자연스레 전기비행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훈련 기관이나 자격증 취득 기관들은 2인승 혹은 경량 전기 비행기를 굉장히 필요로 합니다. 현재 국내에 있는 조종사 훈련 기관들이 사용하는 비행기가 약 150대 가량 되는데, 이러한 훈련 기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기 비행기는 내연기관 비행기와 비교해 소음이 적기 때문에 국토부 측에서도 훈련용 비행기를 전기 비행기로 변경하려 하고 있습니다. 레저용도 마찬가지입니다. 항공레저 스포츠에 사용되는 경량항공기 조종사 자격증 등을 취득하는 과정에서도 훈련용 비행기가 필요합니다. 2인승 전기 비행기는 이런 기관들에 유용합니다.

또한 토프는 항공대와도 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4년 6월 전기 비행기 충전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항공대를 시작으로 전국에 인프라를 구축해나갈 예정입니다. 꾸준히 전기 비행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면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기 비행기 역시 배터리를 갈아주는 등 유지관리가 필요한데, 토프에서는 전기 비행기 유지관리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전기 비행기가 상용화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인프라와 인력 확충이라고 봅니다. 전기자동차를 예시로 들면, 전기차 충전소라는 인프라와, 전기자동차를 정비하는 전문가가 부족한 것이 상용화에 굉장한 애로사항으로 작용했습니다. 전기차는 일반 정비소에서 점검하기 어려우니까요. 전기비행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곳곳에 충전소가 있다면, 지금보다 더욱 장거리 비행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또한 초기에는 전기차처럼 보조금 지급이 된다면 상용화에 더욱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폐배터리 같은 또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여기서 국내 시장이 가진 장점은, 배터리 산업의 선두주자라는 점입니다. 국내 기업들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같은 기술도 선도하고 있는데, 토프 역시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 관련된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의 기술을 전기 비행기 산업에도 내재화 시켜보려 합니다.

토프모빌리티 2인승 전기비행기. 사진=토프모빌리티
토프모빌리티 2인승 전기비행기. 사진=토프모빌리티

- 토프모빌리티만의 경영 방침이 있다면요?

토프가 가지고 있는 ‘미션’이 있습니다. 전기비행기를 시작하고, 그 시대를 여는 것이 바로 첫 번째 미션입니다. 그리고 전기 비행기 산업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두 번째 미션입니다. 토프가 목표로 하는 것이 친환경적인 미래 모빌리티의 상용화인 만큼, 그 목표에 어긋나지 않게 회사를 일궈나가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필요한 물품 등을 구매할 때도 친환경적인 자재를 많이 사용하려고 합니다.

환경 단체들과의 협력을 도모하는 한편, 추후에는 전기 비행기가 환경에 얼마만큼 기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명확히 수치화할 계획입니다. 시도 자체는 지금은 미약하지만 이렇게라도 하나씩 친환경적인 모빌리티에 대한 생태계 구축을 하다 보면, 결국 저희가 해 내가는 일이 기후 대응이나 탈탄소 항공산업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토프의 경영 방침은 ‘임팩트 있는 기업이 되자’로 요약되겠네요. 전기 비행기는 잘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기후 대응을 위해, 환경을 위해 꼭 필요하며, 사업성도 검증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토프가 현재는 항공 산업계 거의 유일한 스타트업이지만, 산업이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개척자의 길을 가며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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