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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는 '자동 찬성' 거수기...전원 모든 안건 찬성 기업 95% 달해

  • 기자명 김대우 기자
  • 입력 2025.06.20 11:54
  • 수정 2025.06.2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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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틴베스트 2025년 상반기 ESG 평가...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 후퇴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명문화 등 상법 개정 필요성 재확인...통과 여부 주목
ESG평가 결과,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 KT 유한양행 네이버 나란히 1~5위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국내 상장사 가운데 사외이사 전원이 모든 이사회 안건에 찬성한 곳이 무려 95.3%에 달하는 등 사실상 '거수기'로 재차 확인되면서 상장사의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이 실질적으로 후퇴한 것으로 지적됐다.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국내 1295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상반기 ESG 평가'를 실시한 결과, 지배구조 부문 중에서 ▲내부 감사부서의 독립성 ▲장기 재직 감사 또는 감사위원의 비중 ▲사외이사의 찬성 외 의견 제시 여부 등 감시 기능과 직결된 주요 지표들이 전년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고 20일 밝혔다.

실제로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조직)를 설치하지 않은 기업의 비율은 55.4%로, 전년(53.4%)보다 오히려 2.0%포인트 늘어났다. 제도상 감사 체계가 존재하더라도 실제로는 경영진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구조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감사 또는 감사위원이 해당 회사에 6년 넘게 재직 중인 기업의 비중도 26.2%에 달해, 전년(24.2%) 대비 2.0%포인트 증가했다. 경영진과의 유착 가능성을 키워 감시 기능을 약화시킬 수도 있는 만큼 매우 우려되는 대목이다.

특히 사외이사 전원이 모든 이사회 안건에 찬성한 기업은 무려 95.3%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94.1%보다 1.2%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서스틴베스트는 “(이같은 경향은)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에서 증가 폭이 더욱 두드러졌다”며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이번 평가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중인 상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재차 확인하는 지표로 풀이된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는 대기업 대상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명문화, 감사위원 3%룰 강화 등이 포함돼 있으며, 경영진 견제 기능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방안도 포함돼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감사와 사외이사는 기업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유지하는 핵심 기구”라며 “이들의 독립성과 실효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주주와 투자자의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법 개정안은 국내 기업 거버넌스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자율 개선만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스틴베스트는 2006년 국내 최초로 상장기업 ESG 평가를 도입하여 현재는 약 1300개의 상장·비상장기업에 대해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ESG 관리 수준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한편, 서스틴베스트는 감사 및 이사회의 감시기능 약화 등 지배구조의 취약성이 부각되는 상황 속에서도 ESG 전반에 걸쳐 책임 있는 경영을 실천하는 100대 기업을 이날 선정 발표했다.

상장기업 2005년 상반기 ESG평가 순위.   자료=서스틴베스트
상장기업 2005년 상반기 ESG평가 순위.   자료=서스틴베스트

2조원 이상 자산규모인 상장사 가운데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 KT, 유한양행, 네이버 등이 1~5위에 차례로 선정됐으며, 자산규모가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인 상장기업 가운데 HK이노엔과 현대그린푸드, 콜마홀딩스, 동아ST, 한섬이 1~5위에 랭크됐다. 자산규모가 5000억원 미만인 상장사 가운데서는 동일고무벨트, 안랩, HD현대에너지솔루션, 한미글로벌, 애경산업이 차례로 선정됐다.

서스틴베스트 선정 2025년 상반기 ESG 우수기업.   사진=서스틴베스트
서스틴베스트 선정 2025년 상반기 ESG 우수기업. 사진=서스틴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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