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평가원..."포스코이앤씨 사고 S·G부문 큰 감점요인"
상장지주사 포스코홀딩스 'A등급'...잇단 사고로 하락 불가피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에서 반복되는 인명사고로 튄 불똥을 맞으면서 ESG평가에서 종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잦은 인명사고는 사회(S) 및 거버넌스(G) 부분에서 매우 큰 감점요인으로, ESG 종합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ESG평가원은 7일 ‘ESG 컨트로버시 리포트’(Controversy Report)를 내고 최근 잇단 인명피해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의 사고에 대해 “ESG 사회부문 평가항목 중 안전보건 확립, 재해발생 감축, 근로자 고충처리시스템 구축, 관계사와의 공정거래 등의 측면에서 매우 부정적인 요인"이라며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리스크 관리항목에 감점 요인”이라고 밝혔다.
평가원은 “포스코이앤씨는 브랜드가치 하락 및 수주경쟁력 약화, 사고 관련 재시공 비용, 지체보상금 비용, 공기단축 비용 등으로 재무적 손실은 물론 비재무적 손실 또한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는 상장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재무 및 ESG 상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자회사의 리스크관리 및 산업안전 측면에서 포스코홀딩스는 거버넌스(G) 및 사회(S) 부문 평가에서 큰 감점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포스코홀딩스 ESG평가 A등급이나 이번 사고로 하락 예상
한국ESG평가원의 올해 상반기 정례 ESG평가를 보면 포스코홀딩스의 ESG 종합등급은 A로 우수한 수준이다. 환경(E)은 탄소배출이 막대한 철강업종의 태생적 한계로 C+등급이지만, 사회(S) 및 거버넌스(G) 등급이 모두 A+이고 특히 거버넌스 평가는 업종내 1위의 평가를 받고 있다. 평가원은 그러나 이번 사태로 S분야에서 한등급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종합등급 하락도 불가피할 것이로 예상했다.

한국ESG평가원 허창협 평가위원은 “비상장 자회사의 문제이지만, 상장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S 및 G부문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인명사고가 지속적으로 재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 경영 전략 및 리스크관리를 총괄하는 포스코홀딩스가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스코그룹은 안전 관련 문제의 해결이 기업의 지속가능성 이슈 중 가장 중대하고 시급한 주제임을 인정하고 대응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이앤씨, 올들어 산재 인명사고 5건...4명 사망, 1명 의식불명
포스코이앤씨 공사 현장에선 올해 들어서만 5건의 산재사고로 4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불명 상태로 인명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1월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4월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 4월 대구 주상복합 추락사고, 지난달 의령 고속국도공사 사고가 잇달았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며 포스코이앤씨를 질타했다. 같은 날 오후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사과문을 발표한 뒤 전국 현장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4일 안전점검을 마친 뒤 일부 공사를 재개했지만 본사의 사업재개 승인후 불과 1일차 만에 또 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이주노동자가 감전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다. 정 사장은 지난 5일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밝혔다.
포스코이앤씨에서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사업장 안전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지난 7월 말 사망 사고로 안전대책을 요구 받고 있는 상황에서 1주일만에 추가 사고가 발생해 심각성을 더한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포스코이앤씨의 면허 취소나 공공입찰 금지 등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기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의 책임론과 아울러 조기 교체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인명사고 재발 방지 위한 안전관리 근본적 개선 절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재해 조사 대상 사망 사고가 총 8건(사망자 8명) 발생했으며, 올해들어 대상 사고가 더욱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약 9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표적인 건설 대기업 중 하나라는 위상과는 달리 안전관리, 근로자 보호, 하청업체 등 관계사 관리 등에 낙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 안전관리의 부실한 부문을 신속히 찾아내 보완, 강화하는 한편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장 문화 확립 등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포스코그룹 산업재해 대응체제 통합관리 계획, 신속성이 관건
포스코그룹은 계열사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르자 계열사별 안전관리 권한을 회장 직속 TF로 통합했다. 다단계 하청 관행과 리스크 외주화 구조를 원청이 직접 관리하고, 그룹 차원에서 안전관리의 문제점을 파악, 개선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국ESG평가원은 “하지만 그에 앞서 지속적인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문제 파악 및 해결의 속도를 높이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며 “지난 1일 출범한 그룹 회장 직속 ‘그룹안전특별진단TF’는 신속한 현장안전관리 상황 파악 및 문제점의 근본적인 해결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