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씽크탱크인 SustainAbility 보고서 통해 8개항 제안
[ESG경제=김도산 기자]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ESG경영을 앞다퉈 표방하면서 ESG평가 및 데이터 관련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글로벌 ESG 관련 평가 및 데이터 공급업체는 600개를 넘는다. 기업 수요에 부응한 자연스런 시장 형성이다.
하지만 이들 ESG평가업체들은 정부 당국에 설립 허가를 받거나 신고할 의무가 없다. 정부 규제는 가급적 없는 게 좋지만, 평가 서비스의 질이 턱없이 떨어져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기업에 대해서도 평가 기관에 따라 등급과 스코어가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ESG평가를 기준으로 투자에 나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에겐 수익률이 좌우되는 중요한 문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지난해 영국 씽크탱크인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SA)에 ESG 평가 및 데이터 시장의 관리·감독 필요성을 묻는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그 결과가 나왔다.

SA는 ESG 평가 및 공시에 대한 214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하고, 8가지 사항을 제안했다. SA는 ▲ ESG 평가 및 데이터 제공업체의 목표 설정 ▲ 평가 기업과의 소통 채널 구축 ▲ 데이터 오류 수정 및 평가 업데이트 절차 ▲ 평가 방법론의 투명성 ▲ 리스크 축소를 위한 평가 표준 등을 제시했다.
세부 제안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평가 기준, 데이터 출처, 가중치 부여 근거 등을 포함한 등급 산정 방법론이 공개되어야 한다.
2. 평가와 데이터 제공자들을 위해 산업 표준이 개발 적용되어야 하며, 인증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감독 기관이 선정되어야 한다.
3. 평가 대상 기업과 평가등급 및 데이터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야 한다.
4. 평가 및 데이터 제공업체가 평가 목적 및 제한 사항 등을 명확하게 고지하도록 해야 한다.
5. 평가 및 조사업체의 이해충돌 관련 사항을 공시하도록 해야 한다.
6. 지속가능성 투자 분석에 ESG 요소 통합, 연구 수행 내용 등이 공시되어야 한다.
7. 기업들 스스로 지속가능성 공시를 강화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8. 일관성 있는 평가와 피드백을 위해 ESG금융 관련 용어의 정의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SA는 "ESG 데이터 공급업체가 사용하는 방법론이 명확하지 않아 평가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SA는 특히 투명성 결여로 인해 "투자자들이 평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평가를 그대로 믿고 투자를 진행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