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여파로 투자금 몰리자 지난 8년 간 녹색자산 좋은 성과 올려
학자들 “과거 좋은 성과가 미래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
또 “투자자들은 기대 수익률과 실현 수익률 사이의 격차 인정해야” 주장

[ESG경제=이진원 기자] 지난 10년 가까이 호황을 누렸던 친환경 녹색 자산(green asset) 투자 성과가 앞으로는 부진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워튼 경영대학원의 루크 테일러 교수와 시카고 대학 로버트 스탬바우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녹색자산 수익률 분석(Dissecting Green Returns)’이란 공동 논문을 통해 “지난 8년 동안 녹색 자산이 상당히 좋은 성과를 올렸지만 앞으로도 반드시 그럴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고 주장했다.
테일러 교수는 FT어드바이저와의 인터뷰에서 “녹색자산 분야에서 기대 수익률과 실현 수익률 사이의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판단에 이와 같은 연구에 착수했다”면서 “지난 8년 동안 기후변화 충격으로 이 분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녹색자산 투자 수익률도 높았지만, 유동성만으로 계속해서 높은 기대 수익률이 유지되지는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좋은 성과가 이어질지는 미지수"
과거 녹색 자산 투자 성과가 좋았다고 해서 향후 성과도 반드시 좋다고 기대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테일러 교수는 또 “녹색자산이 정말로 좋은 성과를 내면서 실현 수익률이 높았지만, (향후) 기대 수익률도 높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 과거 올린 좋은 성과가 ‘운’에 의한 건 아니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산불에서부터 홍수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기후재난이 터지면서 녹색자산이 주목을 받은 게 사실이나 연구진이 모델을 만들어 실험해본 결과, 기후재난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경우 투자금이 크게 줄면서 녹색자산 수익률 역시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수익률 감수 쉽지 않을 듯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녹색자산에 투자하는 데 따른 대가로 계속해서 낮은 수익률을 감수할 가능성도 낮다는 게 테일러 교수의 생각이다.
사실 녹색자산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믿음을 갖고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의 분야에 투자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테일러 교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ESG 투자자 입장에서는 낮은 수익률을 감수할 의사가 있지만 그렇다고 계속해서 그렇게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