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양 오염 회보, "크루즈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책임져야".
크루즈 선박의 1박, 호텔 숙박 대비 에너지 소비량 12배.
크루즈 선박 폐기물, 전 세계 해운 산업 폐기물 1/4 차지

[ESG경제=김민정 기자] 크루즈 산업이 해양 생태계와 기후변화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크며, 관련 업계는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크루즈선의 환경 오염 문제가 점차 부각됨에 따라, 크루즈 선사들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보도에 따르면, ‘유럽 환경 및 인간 센터(European Center for Environment and Human Center)’의 로라 플레밍 교수는 국제 해양 오염 저널(Marine Pollution Bulletin)에 “크루즈 산업이 환경과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논문 평가를 게재했다.
플레밍 교수는 200개 이상의 과학 논문에서 크루즈 산업이 환경과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한 연구에서는 남극 유람선에 탑승한 승객은 단 7일 동안 유럽인이 1년 동안 배출하는 평균 이산화탄소량을 배출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평균적으로 크루즈 선박에서 하루를 쓰는 에너지가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에 비해 12배나 더 많다고 밝혔다.
독일자연보호협회(NABU)에 따르면 6000명의 승객을 태우는 대형 크루즈선은 하루에 10만갤런(380톤) 가량의 연료를 소비하며, 하루 동안 자동차 8만4000대의 자동차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와 자동차 100만대 이상의 미세먼지, 이산화황을 배출한다.
게다가 인근 토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인체 건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크루즈 선상에 승객이 서 있는 것 만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에 서 있는 것과 유사하게 해롭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선박은 바다거북과 해양 포유류와의 충돌이 잦아 해양 생물의 삶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크루즈 선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역시 전 세계 해운 산업에서 발생하는 전체 폐기물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컸다.
실상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크루즈 산업은 관광 부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산업으로 꼽혔다. 전 세계적으로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의 기간 동안 운항을 진행 중인 크루즈 선박 수가 이전에 비해 약 48%나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처음 몇 달 간 약 40척 이상의 유람선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이 발견됐다. 그 첫 사례로 지난해 2월, 영국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총 700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탑승자 9명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 과학자들은 이제 크루즈 산업에 대한 국제적인 규모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스페인 지로나 대학(University of Girona)의 연구원인 조셉 연구 주저자이자 연구원인 조셉 로렛 박사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크루즈 운항으로 인한 바다와 인체 건강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적인 규제 법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