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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조달 1위' 하나은행, 모범적 환율 리스크 관리 '눈길'

  • 기자명 김대우 기자
  • 입력 2025.12.08 15:39
  • 수정 2025.12.08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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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환율 리스크 관리체계 구축...‘글로벌 ALM’ 가동
LCR·헤지회계로 환헤지…ESG 연계한 글로벌 조달 확대

하나은행 본점.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 본점. 사진=하나은행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국내 은행권이 글로벌 자금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외화 유동성 확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하나은행이 외화조달 부문 1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강화했다. 특히 대규모 조달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환율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해 업계의 모범사례로 부상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해 3분기 기준 외화차입과 해외채권 발행, 글로벌 예치금 등 총 350억달러(약 47조원) 규모의 외화자금을 운용 중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한 수치로,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하나은행은 외화콜머니·사채 등을 포함한 외화 조달자금 총액에서 존재감이 더 두드러진다. 하나은행의 외화 조달자금은 63조576억원으로 역시 시중은행 중 최대 규모다. 과거 외환은행 합병을 통해 확보한 글로벌 기업 고객과 무역금융 고객층이 여전히 견고한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금리 불확실성과 지정학 리스크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보여준 조달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채권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도 통화·만기를 다변화한 조달 전략이 주효했다”며 “단순한 자금력보다 위험관리 역량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정교한 환율 헤지 시스템 구축...환위험 최소화

하나은행의 외화조달 확대 이면에는 정교한 환율 리스크 관리 체계가 자리잡고 있다. 본점 리스크관리본부가 주축이 된 ‘글로벌 ALM(자산·부채관리)’ 조직은 실시간으로 외화 포지션을 점검하고 환위험 구간별로 자동 조정되는 헤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달러 강세 국면에서도 주요 외화 자산에 대해 80% 이상 환헤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해외 대출자산의 경우 시장 움직임에 따라 헤지 비율을 탄력적으로 조정, 이자손익과 평가손익의 균형을 맞추는 전략을 적용 중이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 기준 하나은행의 환율 관련 손익 변동성은 업계 평균보다 약 40% 낮게 나타났다. 변동성 관리뿐 아니라 시장 급변 시 대응 속도 역시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화기반이 클수록 환율 급등 시 환산손익 변동이 커지고 외화부채 비중이 큰 만큼 유동성 관리 부담 역시 커질 수 있다. 

때문에 하나은행은 최근 환율 등 금융시장 불학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조기경보체계를 가동하며 유동성 완충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적정성, 통합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 외화유동성 지표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선제적 대응 기반을 정교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헤지회계(hedge accounting)를 적극 활용해 자산과 부채 간 환산 기준 차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자산과 부채가 환율 변화에 대해 동일하게 움직이도록 구조를 맞추고 발생하는 불일치는 FX 스왑 등 반대거래를 통해 제거한다.

ESG 연계한 글로벌 조달 확대...“환율·금리·ESG 요소 종합 고려”

하나은행은 단순한 단기성 외화조달을 넘어 지속 가능한 조달 기반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7월에는 10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해 아시아 금융기관 중 최저 스프레드로 완판했다. 조달 자금은 해외 친환경 인프라 프로젝트 및 ESG 연계 대출에 투입 중이다. 또한 미주·유럽·중동 등 주요 금융 허브에 현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다통화 조달을 확대, 단일 통화 편중을 줄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화조달은 단순한 규모 경쟁이 아니라 은행 신용도와 시장 신뢰, 리스크 관리 수준을 함께 보여주는 지표”라며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환율·금리·ESG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신뢰 확보...해외 평가기관 긍정적 평가

하나은행의 리스크 관리 체계는 해외 평가기관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하나은행의 외화 유동성 관리 능력은 국내 은행 중 가장 체계적이며, 매크로 변동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외화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하나은행의 외화채 조달 금리는 동일 신용등급 아시아 은행 평균 대비 20~25bp 낮은 수준으로, 글로벌 투자자 신뢰가 조달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장기화되는 흐름 속에서도 하나은행은 안정적 외화조달 구조와 선진형 리스크 관리 체계를 동시에 구축하며 ‘질적 성장’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외화조달 1위의 타이틀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 기반을 이루는 정교한 환율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금융업계의 의미 있는 벤치마크로 꼽히고 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외화조달은 위기 상황에서 은행의 회복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라며 “하나은행의 환율 리스크 관리와 조달 다변화 전략은 향후 은행권이 참고할 만한 모범 모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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