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출석 정은보 금감원장, "기업 재무제표 ESG 기입 개정 적극 검토 중"
녹색금융기관 확대, 국제 기후리스크 관리 모형도 개발 중

[ESG경제=김민정 기자]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과 금융회사들의 ESG 투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 국내 기업들의 경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장이 결국 기업의 ESG 관련 사항을 재무제표에 정식 기재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금융회사들의 ESG 직접 투자가 소극적”이라는 질문을 하자, “ESG에 대한 내용이 재무제표에 들어가도록 개정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ESG 직접 투자금액은 주식 2조6000억원, 채권 67조7000억원 수준으로 은행, 보험, 증권 기준 전체 자산규모 5588조7000억원의 1.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 펀드설정금액 또한 2조원에 그쳐 전체 펀드 설정규모인 753조8000억원의 0.3% 수준이었다.
정 원장은 “녹색금융기관을 확대하고 조성하기 위해서 국제 기후리스크 관리 모형을 현재 개발을 하고 있다"며 "학계와 전문가들과 회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SG 사항을 재무제표에 주석사항으로 넣어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재무제표에 정식 넣도록 개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의 ESG 관련 결정이 기업 재무공시 추세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으로 ESG 경영 정보를 공개하는 정도였지만, 향후 일정 기준에 따라 의무적으로 공개하게 되는 시기가 오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이미 ESG가 기업 간 경쟁으로 치닫는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해왔다. 유엔환경계획(UNEP) 산하 글로벌리포팅이니셔티브(GRI)와 미국의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 등은 오랜 기간 표준 지표를 마련해왔고, 글로벌 표준 채택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GRI는 기업의 경제 환경 사회 관련 성과지표를 34개 이슈로 분류해 채택했고, 미국 SASB는 77개 업종별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은 6월 개최된 ‘2021년 한국회계학회 국제학술대회(KAGM)’ 기조연설에서 “기업 재무제표에 ESG 지표가 곧 도입될 것”이라고 예견하며, “기업이 돈을 얼마나 벌었느냐가 아닌, 어떻게 벌었느냐의 공시가 중요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진규 삼일회계법인 ESG플랫폼 파트너는 대회 발표에서 “기업의 전통 재무제표로는 기업의 먼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며 “20년 이상 초장기 투자를 하는 연기금 투자자는 이미 ESG 기준으로 기업 생존 가능성을 판단하는 만큼, 아직 두고 보겠다는 기업은 뒤처진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