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우주 산업이 한축 담당.
인공위성으로 환경 및 사회 문제 해결 위한 방대한 데이터 수집

[ESG경제= 김민정 기자] 유엔은 2015년에 지구촌 구성원이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17가지 목표를 담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채택했다. 빈곤과 질병, 교육, 성평등, 난민 등 인류 문제와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오염 등 지구 환경문제, 그리고 기술과 주거, 고용 등을 포함한다.
각국 전문가들은 SDGs에서 이야기하는 상당수 문제가 인공위성 관측을 통해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즉, 우주개발이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OECD는 ‘우주 경제(Space Economy)’를 우주의 탐사, 이해, 관리 및 이용 과정에서 인류에게 가치를 창조하고 공헌하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말한다. 미국 의회는 ‘우주산업’을 지구 공전 궤도와 그 너머에서 발생하는 제조 및 조달의 총체적 활동으로 규정한 바 있다.
우주에서는 이미 위성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가 쌓이고 있지만 우주개발 강국과 빈국 간 데이터 격차가 나타나면서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 우주 개발을 최근 민간 주도로 전환하면서 기업들이 우주산업에 진입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의 시대를 열고 있다.
민간 주도로 변화하는 우주산업
뉴 스페이스는 중앙집권적 우주산업을 민간 투자 파트너와 기업이 주도하면서 분권화되는 새로운 흐름이다. 실제 세계 우주산업의 규모는 2016년 기준 약 3,450억 달러인데 이 중 정부 지출이 약 25%, 민간기업 지출이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
우주산업 분야에서는 이전 10년간 1,700여 개 기업에서 약 275조 원이 투자되었으며, 2021년 투자액은 약 1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중 47%가 미국이고, 30%가 중국 우주기업에 의해 투자됐다. 또 영국,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3~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테슬라(Tesla Motors)의 일론 머스크, 아마존(Amazon)의 제프 베이조스, 버진그룹(Virgin Group)의 리처드 브랜슨 등 억만장자들이 각각 스페이스X(SpaceX), 블루오리진(Blue Origin),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 등의 자회사를 통해 우주산업에 뛰어들면서 뉴스페이스를 개척해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의 우주산업 예산규모는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0.04%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 영국 등 주요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때문에 민간기업이 우주산업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한미 미사일 지침 4차 개정으로 우주개발 목적의 발사체에 대한 모든 제한이 풀리면서, 우리 발사체 기술력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1일 발사했던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를 시작으로, 내년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도 추진한다.
또 우리 정부도 뉴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우주개발사업을 민간으로 이전하고 있다. 21일 시험 발사한 누리호의 1단 탱크 제작과 총조립을 주관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대표적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우리기술로 누리호 1단 탱크 제작
KAI는 아리랑 1호부터 7호까지 다목적실용위성 제작, 정지궤도복합위성, 군정찰(425) 위성 등 지난 30년간 정부의 위성 연구개발 전반에 참여하며 핵심기술을 축적해 왔다.
특히 우주사업 민간 이전 첫 사업인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에 참여, 항우연의 기술을 이전받아 차세대 중형위성 2호부터 5호까지 전체 시스템을 총괄 주관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위성의 설계부터 제작, 조립, 시험이 가능한 국내 최초 민간 우주센터를 건립하고 대형부터 초소형 위성까지 다양한 위성을 동시 제작할 수 있는 양산 인프라도 구축했다. ‘누리호’의 1단 탱크는 세계적 수준의 항공기 제작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연구개발과 시행착오 끝에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기술이다. 2024년에는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를 누리호를 통해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 영상분석 전문업체 지분 투자를 통해 위성 영상분석 서비스사업 진출도 계획하고 있으며, 향후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화를 위해 저궤도 소형위성, 발사 서비스, 위성 정보, 영상분석 등 서비스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안현호 KAI 사장은 "KAI의 기술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이는 한국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한몫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장은 "KAI는 기업 경영 차원에서도 ESG를 적극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