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대학교와 와튼 경영대학원 교수들, 과거 사례 실증 분석.
“탈탄소 노력 하면 생산성 올라가 경제성장에 기여”

[ESG경제=이진원 기자]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면 경제 성장이 촉진되고 탄소 배출량은 감소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교 란란 왕 교수와 와튼 경영대학원 교수들은 최근 발표한 논문을 통해 “과거 사례를 살펴봤을 때 재생에너지와 효율적 에너지의 사용 확대가 탈탄소화와 경제성장의 주요 원동력임이 드러났다”면서 “반대로 탄소 집약도가 높고 한 나라의 생산성이 낮을수록 탄소 배출량은 늘어났다”고 밝혔다.
따라서 저자들은 탄소 배출 감축의 전반적인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선 무엇보다 탈탄소화와 생산성 향상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자들은 탄소 배출량 개선을 통해 경제 성장을 돕기 위한 5가지 방안으로 생산성 향상, 에너지 시스템 탈탄소화, 전기화, 겨울 온난화, 탈산업화를 제시했다.
이들은 1970년과 2016년 사이에 73개국의 탄소 배출량과 경제 성장 추세를 조사해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탄소배출량 줄면 GDP 증가
저자들의 연구 결과, 1인당 탄소배출량이 1% 줄면 국내총생산(GDP)은 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탈산업화 분야에서 탄소 배출량 감소분의 80% 이상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덕”이라면서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매년 1%씩 증가하면 1인당 탄소 배출량은 연평균 1.5%씩, 그리고 생산성이 1% 증가하면 탄소배출량은 0.5%씩 각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저자들은 이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석탄에서 가스로 이동하는 것보다 탄소배출량을 줄이는데 1.5배 더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 분석 결과, 미국에서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사용률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화석연료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올해 연료와 전기료가 급등하자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개발도상국들이 지속가능성과 경제성장을 높이기 위해 선진국과 같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로드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개발도상국들도 전기화와 탈탄소 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유사한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해 온 방식에서 탄소 배출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는 개도국에 더 필요
최근 블룸버그NEF와 기후투자펀드(Climate Investment Funds)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가 개발도상국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전환을 돕는 데 핵심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다만 전 세계 에너지 투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개발도상국들에서는 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문 저자들은 “친환경에너지 사용 장려안 등이 담긴 미국의 2차 인프라 패키지인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이나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패키지가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면서 “건설과 제조업 분야에 초점을 맞춘 경기부양책은 건설과 송전망 업그레이드와 같은 조치를 위해 투자돼야 비로소 재생에너지 전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