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웰 앤 모링(Crowell & Moring) 225개 기업 대상으로 조사
80% 이상이 정부의 환경 규제보다 강도 높은 환경 목표 설정
그린피스 이스트 아시아, 삼성전자 등 동아시아 테크기업 기후변화 대응 미흡

[ESG경제=이신형기자] 대다수 미국 기업이 기업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강도 높은 환경 목표를 세우지만, 이행 실적은 부진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니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동아시아의 30개 테크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미흡하다는 별도의 그린피스 보고서도 나왔다.
미국 로펌 크로웰 앤 모링(Crowell & Moring)이 225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80% 이상의 기업이 정부의 환경 규제보다 강도가 높은 환경 목표를 세웠으나, 이런 목표에 맞춰 이행 실적을 평가하는 기업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로웰 앤 모링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다수의 기업 준법감시 담당자와 ESG 전문가 등이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탄소발자국을 측정하는 기업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4%에 그쳤고 자사의 환경 정책이 윤리적 또는 인종적으로 다양한 지역사회에 지속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추적하는 기업은 13%에 그쳤다.
보고서는 “탄소발자국과 기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환경적 영향은 현재 미국 정부가 집중적으로 규제하는 핵심적인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환경 목표와 이행 실적 평가 사이의 이런 격차는 기업의 환경친화적인 경영 노력을 저해할 뿐 아니라 기업을 규제 리스크와 소비자나 투자자의 소송 리스크에 노출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국 법무부에서 환경 관련법을 담당했던 토마스 A. 로렌젠 크로웰 앤 모링의 환경 및 자연자원그룹 공동 회장은 “ESG 실적 개선 압력이 조만간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며 “(ESG) 성과를 측정하고 개선해 이를 투자자와 소비자, 규제당국에 공개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로펌에서 부정청구 행위 분야를 담당하는 프레스톤 L. 퓨 공동 회장도 “지난 몇 년간 투자자와 근로자, 소비자의 생각이 현저하게 달라졌다”며 “기업은 ESG가 법을 지키고 리스크를 완화하는 정도가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60%가 공급망 환경 목표 설정
미국 기업은 공급망의 환경 영향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기업 중 60%가 공급망에도 환경 목표를 설정했다. 30%의 기업은 협력사 소재국 정부의 의사 결정 기록과 환경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6개월이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실시됐다.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 규제가 막 윤곽을 드러내는 시점이었으나, 미국 기업은 전략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 정책을 이미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40%의 기업이 준법감시 예산에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답변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테크기업 공급망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 미흡
1일 마켓워치의 보도에 따르면 그린피스 이스트 아시아는 2021년 지속가능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30개 테크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은 전 세계적인 지구 온난화 억제 목표를 달성하기에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30개 기업 중 야후 재팬과 라쿠텐그룹만 2030년 또는 그 이전에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고 대다수 기업은 2040년 중단을 약속했다.
화석연료 사용 중단을 선언한 기업 중 공급망 전체의 화석연료 사용 중단을 약속한 기업은 아무도 없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공급망의 온실가스 감축을 포함시킨 기업은 소니와 도시바, 히다치 3개 기업에 그쳤다.
보고서는 삼성전자는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는 재생에너지만 사용하지만, 한국과 베트남에서는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력 의존도가 80%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들 30개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며 가장 좋은 평가 등급을 받은 소니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중이 전체 전력 소비의 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 이스트 아시아는 30개 기업에 기후변화 대응 평가 등급을 부여했다. 1위를 차지한 소니의 등급이 C+에 그쳤고 후지쓰와 파나소닉이 2위와 3위를 각각 차지했다. LG전자는 4위를 차지해 한국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