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제=이진원 기자] ESG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 좋은 평가를 받은 기업들의 주가가 올해 기록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업계 자료에 따르면 'MSCI 세계 ESG 리더스 지수(MSCI World ESG Leaders' Index)'는 올들어 지난 주까지 23% 오르면서 연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계 우량 주식의 묶음인 'MSCI 세계 지수(MSCI World Index)'의 같은 기간 상승률 14.4%와 비교해서 10%p 가까이 높은 수치다.

MSCI 세계 ESG 리더스 지수는 동종 분야 기업들 대비 ESG 활동이 활발한 기업들의 시가총액에 가중치를 부여해서 산출하는 지수다.

내년 ESG 주식 투자 더 늘어날 듯 

전문가들은 ESG 리더스 지수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ESG 관련 주식이나 펀드의 매입을 망설였던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이온(Aon)의 ESG 전문가인 메리디스 존스는 "MSCI 세계 ESG 리더스 지수의 양호한 수익률로 내년 ESG 주식 투자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7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게 “인구통계학적, 심리적, 규제적 변화 역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이러한 트렌드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ESG등급 높은 기업 주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  

모닝스타 자료를 보면, 올해 1~3분기 중에 글로벌 지속가능 펀드로 신규 유입된 자금은 이미 사상 최고액인 5080억 달러로 집계됐다. 또 지속가능펀드 운용 자산 잔액 규모도 9월 말 현재 무려 3조 9000억 달러로 불어났다.

전 세계 기업들이 탄소를 감축하고 ESG 점수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ESG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몇 달 동안 ESG 평가점수가 높은 기업들의 주가는 점수가 낮은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이번 달 모닝스타는 보고서를 통해 ESG 위험이 낮은 기업들의 주가는 적정주가(fair value) 대비 7%의 프리미엄 상태로 거래되고 있는 반면에 ESG 위험이 심각하거나 높은 기업들의 주가는 적정주가 대비 각각 16%와 8% 할인된 상태로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ESG 주가 랠리로 주식의 밸류에이션도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즉, MSCI ESG 리더스 세계 지수의 12개월 전망치 PER(주가수익비율)는 11월 말 현재 21.1배로 MSCI 세계 지수의 18.5배 보다 높았다.

ESG ETP 투자도 급증세  

한편 ESG 투자 열기 속에서 ESG 상장지수 상품(ETP) 투자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런던에 소재한 독립 조사컨설팅 회사인 ETFGI는 올해 1~11월 중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전 세계 ESG ETP에 대한 투자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84%가 급증한 371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고액이다.

11월만 봐도 ESG 투자상품으로 166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올해 11월까지 순유입액은 1468억 달러로 불어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순유입액 686억 달러 대비 114%나 증가한 것이다.

ETFGI의 매니징 파트너인 데보라 퍼는 <펜션&인베스트먼츠>에 보낸 이메일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기후변화와 부실한 지배구조, 다양성 부족을 ESG ETP에 투자함으로써 완화시킬 원하는 금융 리스크로 간주한다”면서 ESG 투자상품의 인기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