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하나금융지주 10년 만에 회장 교체...함영주 신임 회장 과제는

  • 기자명 김도산 기자
  • 입력 2022.02.12 22:33
  • 수정 2022.02.15 15:19
  • 댓글 0

SNS 기사보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태 회장, 나이 70 꽉채우고 퇴진...CEO 승계 프로그램 작동 미흡
함영주 체제, 법률 리스크 등 안은 채 출범. 남은 4년 지배구조 개선 기대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ESG경제=김도산 기자]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지난 8일 김정태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후보로 함영주 부회장을 단독 추천했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10년 만에 새 사령탑을 맞게 됐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회장의 나이가 70세를 넘길 수 없다. 과거 김승유 전 회장이 회장직을 떠나면서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규범을 참고해 만들어놓은 제도다.

이 규범에 따라 1952년생인 김정태 회장은 이번 임기가 끝나는 올해 3월 25일 이후 연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말 그대로 규범일 따름이고, 법률이나 내부 정관 사항이 아닌만큼 임기 연장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김 회장은 70세 퇴임 전통을 이어가로 했다.

김 회장은 2012년 하나금융 회장직에 오른 뒤 2015년, 2018년 그리고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10년간 하나금융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내부의 CEO 승계 프로그램을 투명하게 운영하지 못해, 퇴임 직전까지 후임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글로벌 대형 금융회사들은 내부의 CEO 후계자군을 공개리에 경쟁시키며 육성하고, 외부의 인재들도 수시 영입해 경쟁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은 기존 회장이 평균 3연임에 나이 70을 거의 채우기 전까지 후계구도를 가늠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하나금융지주 신임 회장 후보에 오른 함영주 부회장을 연륜과 경력, 그리고 금융권 평판 등에 있어 출중하다는 평가는 받지 못해 왔다. 지난해 김정태 회장이 4연임에 들어갈 때 '마땅한 후계 인물이 없다'는 점이 명분으로 통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더구나 직원 채용 및 파생상품 판매 등과 관련해 법률 리스크까지 안고 있다.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초대 통합은행장으로 취임한 함 행장은 두 은행을 성공적으로 통합하고 하나은행의 성장을 이끄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을 고려할 때 앞으로 하나금융을 이끌게 될 함 부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적지 않다.

디지털 전환에 적극 대응하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새로운 사업모델 모색,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등이 함 부회장 앞에 주어진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회추위는 "함 후보는 하나금융그룹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 성과를 냈고, 조직 운영 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 주었다"며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법률 리스크 아직 남아…주총 앞두고 1심 결론 나올 듯

내달 말 주주총회에서의 최종 선임을 앞두고 함 부회장 관련 법률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함 부회장은 직원 채용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다음 달 25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 경고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한 징계처분 취소소송도 다음 달 16일 선고가 예정돼 있다.

최근 유사 재판에서 다른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체로 승소한 점은 법률 리스크 해소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 진다.

지난해 11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채용 관련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DLF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데 불복해 취소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회추위가 함 부회장을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한 것은 이런 사례를 고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승계 프로그램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 기대

함 부회장이 회장 후보에 오르기까지는 적지않은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후임 회장 자리에 전혀 욕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며 현업과 회장 보좌에만 충실했다. 그 사이 하나금융그룹 안에서 차기 회장 감으로 통했던 많은 인물들이 자리를 떠났다.

함 부회장이 회장 후보에 오를 것으로 자신있게 예측한 사람은 주변에 많지 않았다. 그만큼 몸은 낮추고 일해 왔다.

이는 선진 금융그룹들의 후계자 선임 절차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었다. 외국의 금융그룹들은 내부 인재들이 비전과 성과를 놓고 끊임없이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조직은 CEO 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의 경쟁을 촉진하고, 사실상 투명하게 현 시점에서 누가 가장 우월한 위치에 있는지를 대내외에 알린다.

이를 통해 현직 회장의 퇴임이나 유고 시 자연스럽계 승계 1순위 인물이 후임 회장 자리에 오른다. 

함 부회장은 나이 70까지 4년의 시간이 남았다. 3년 임기 뒤 1년 연임이면 끝이다. 더 이상 큰 욕심이나 미련을 갖을 수 없고, 그런 인물도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히려 남은 임기를 충실하고 보람있게 보낼 호조건을 갖췄다는 얘기도 나온다. 함부회장이 임기 중 나름의 투명한 CEO 승계 프로그램을 작동해 전통으로 남긴다면 하나금융 역사에 큰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저작권자 © ESG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