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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젠더 갈등 해법은

  • 기자명 ESG경제
  • 입력 2022.02.15 09:25
  • 수정 2022.03.2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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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젠더 갈등 날로 심해지며 ESG경영에 걸림돌로 작용
젠더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차별을 이해하며, 함께 풀어가야

                        이후경 ESG경제 칼럼니스트
                        이후경 ESG경제 칼럼니스트

젠더 갈등이 기업 인사·조직관리의 최대 리스크로 부상했다. 과거 방식대로 남성 위주로 관리하면 문제를 더 키우고, 남녀 차이를 배제하고 동일 선상에서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경영의 성패가 전사적 내재화에 걸려있다는 점에서, 젠더 갈등은 기업들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남녀갈등이 70%를 넘었다. 이념 갈등, 세대갈등보다 압도적이다. 미투, 몰카, 폭력 사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최근 젠더 갈등은 대선을 앞두고 정계에서도 중요 화두가 됐다.

야당이 작년 재보궐, 당대표 선거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을 결집한 것이 계기다. 최근 “이대남은 가장 보수적이고, 이대녀(20대 여성)는 40대만큼 진보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또 다른 조사에서, 젠더 갈등의 심화 이유로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 부족, 정치권의 편 가르기식 정책, 청년층의 낮은 취업률 등이 지목됐다.

젠더 갈등은 남녀 간에 극한 혐오로 나타난다. 특히 2030세대에서 심각하다. 남성의 취업난과 군대, 여성의 범죄공포, 페미니즘 교육이 한 몫 한다. 젊은 세대는 의사 표현이 활발하다. 양극단 커뮤니티인 일베와 워마드를 통해 과격한 의견, 행동을 표출한다. 남녀 분업의 파괴, 일자리 감소, 장기 경기침체 등 구조적인 문제가 깔려있다.

20대 남성들은 역차별을 주장한다. 여성할당제와 남성복무제가 대표적이다. 남녀가 이미 평둥해졌으므로 여성 우대나 남성 의무를 부여해선 안 된다는 논리다. 30대 이후 여성들에게 아직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출산을 기점으로 육아 부담이 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사회환경이다.

젠더는 사회적 성(性)이다. 젠더 갈등은 사회갈등이다. 성(性)에 대한 혐오라기보다 성역할에 대한 혐오다. 성역할의 고정관념은 남녀 간 편견을 강화하고 갈등을 키운다.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남여혐오, 온라인 환경에서 확대

사회갈등은 개인갈등과 다르다. 일상에서 남녀혐오는 잘 안 나타난다. 남자는 여자를 좋아하고, 여자도 남자를 좋아한다. 온라인에서 남녀혐오는 과장된다. 숨겨진 욕망이 드러나고, 억눌린 불만이 터진다. 온라인에서 사람들은 익명으로 소통한다. 가짜와 이기주의가 판치고, 군중심리가 작동한다.

‘남자는 다 그래’라고 싸잡아 비난하는 과잉 일반화가 작용한다.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라고 생각하는 흑백논리도 작용한다. ‘거봐 내 말이 맞아’라고 보고 싶은 대로 보는 확증편향도 작용한다.

여성혐오(Misoginy)는 여성에 대한 멸시와 편견이다. “여성은 본래 나약하고 열등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성차별·폭력·성적대상화 등을 포함한다.

여혐은 뿌리가 깊다. 구조적이고 보편적이며, 일상화되고 합법화되었다. 수천 년 동안 남성중심 사회는 여성을 억압했다. 문명은 가부장제를 전제로 발전했다. 가부장제는 여혐의 원인이면서 결과다. 여혐은 신화·종교·철학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나타난다. 종교적으로 남성 수행자들만 도덕적으로 찬양해 왔다. 수많은 철학자들이 여성혐오자라는 비난을 받는다.

남성혐오는 남성에 대한 멸시와 편견이다. “남성은 본래 폭력적이고 열등하다"는 생각이다. 남혐은 여혐의 대칭 존재로서 19세기에 등장했다. 여러 페미니즘 이론이 있다. “여혐의 뿌리가 남근 중심성이다", “여혐은 여성을 엄마와 창녀로 구분하는 콤플렉스에서 온다" 등의 이론도 있다.

페미니즘은 남성중심의 이데올로기에 대항한다. 1세대는 참정권·투표권을 통해 여성평등을 이루었다. 2세대는 여성의 사회적 차별에서 해방이다.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3세대는 계급·인종·성소수자의 차별까지 확장한다.

혐오는 차이에서 온다. 차이에는 가치(思)가 작용한다. 신념에 따라 다르고, 관점에 따라 변한다. 차이는 존중으로 극복해야 한다. 노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 알고 보면 추할 수 있다.”

혐오는 차별에서 온다. 차별에는 권력(力)이 개입한다. 강자·약자 논리가 작용하고, 억압이 존재한다. 소수자를 대상으로 갈등의 희생양으로 삼는다. 차별은 평등으로 극복해야 한다.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모두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다.”

젠더 갈등을 위한 현장에서의 처방은 무엇인가?

첫째, 차이를 인정하자. “다름은 아름답다.” 남녀는 다른 성(性)이 작용한다. 공격적이라고 폭력적인 것은 아니고, 수용적이라고 나약한 것은 아니다. 타고난 성(性)을 바꾸기는 어렵다. 남녀는 다른 심리(心)가 작용한다. 이성적이라고 우월한 것은 아니고, 감성적이라고 열등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능지수(IQ)보다 감성지수(EQ)를 중시하는 시대를 살아간다. 남녀는 다른 가치(思)가 작용한다. 여자도 성공을 추구하고, 남자도 사랑에 매달린다. 우리는 성공보다는 행복을 중시하는 시대를 살아간다.

둘째, 차별을 이해하자. 상대 성(性)의 입장에서 생각하자. 생활 속 작은 것으로부터 차별 요소를 줄여야 한다. 성(性)에 대한 가치를 바꾸자. 무의식적인 차별에 눈떠야 한다. 의식화가 필요하다. 의식화를 통해 새로운 신념이 들어선다.

성(性)에 대한 태도를 바꾸자. 무의식적인 관행에 조심해야 한다. 부조화를 감수하자. 부조화를 통해 새로운 질서가 나타난다. 성(性)인지 감수성을 키우자. 무의식적인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불편을 감수하자. 불편을 통해 새로운 변화가 온다.

셋째, 함께 풀어가자. 남녀는 공존해야 할 영원한 동반자다. 젠더 갈등은 사회통합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가정에서부터 풀어가자. 혐오에서 사랑으로 가야 한다. 존중하는 대화를 배우고, 부드러운 언어를 쓰자.

학교에서부터 풀어가자. 갈등에서 화해로 가야 한다. 배려하는 소통을 배우고, 불편한 농담을 줄이자.

직장에서 풀어가자. 대립에서 연대로 가야 한다. 공감하는 토론을 배우고, 자극적인 발언을 줄이자. 남녀 존중을 넘어서 인간 존중으로 나아가자. 

[이후경 ESG경제 칼럼니스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이다.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중앙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인의 정신건강>, <임상집단정신치료>, <힐링 스트레스>, <관계 방정식>, <선택의 함정>, <아프다 너무 아프다> 등 1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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