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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타깃과 버드와이저, 성소수자 논란에 주가 매출 타격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3.06.01 22:12
  • 수정 2023.06.02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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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는 ESG의 S(사회)와 다양성 관련 이슈
타깃, 9일째 주가 빠지며 시가총액 18조원 증발
버드라이트 모회사 앤호이저부시 주가 ‘약세’ 진입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타깃 매장에 5월 31일(현지시간) 전시된 '프라이드 먼스' 상품 무지개 셔츠. AFP=연합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타깃 매장에 5월 31일(현지시간) 전시된 '프라이드 먼스' 상품 무지개 셔츠. AFP=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미국에서 성소수자(LGBTQ) 지지 마케팅에 나선 기업들이 찬반 논란에 휩싸이면서 매출이 줄고 주가가 급락하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Target)과 벨기에 맥주 제조사인 앤호이저부시(Anheuser-Busch)를 모회사로 둔 버드라이트(Bud Light)다.

타깃은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로 불리는 성소수자(LGBTQ) 인권의 달 6월을 앞두고 매장에 비치한 성소수자 관련 상품 논란이 커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프라이드 먼스’란 1969년 6월 미 뉴욕의 스톤월 주점에서 성소수자들이 경찰 단속과 체포에 맞서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해 제정했다.

타깃, 성소수자용 물건 팔았다 줄였다고 찬반 진영에서 협공 당해 

타깃은 10년 이상 초여름마다 프라이드 먼스 관련 상품을 판매해 오다 논란에 휩싸이곤 했는데 이번에는 논란이 더 커지면서 주가가 5월31일(현지시간)까지 9거래일째 하락했다. 이처럼 주가가 오래 하락한 건 201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주가 급락세로 5월 초 740억 달러(약 98조원)가 넘던 타깃의 시가총액은 31일 종가 기준 약 604억 달러(약 80조원)로 130억 달러(약 18조원) 넘게 증발했다.

타깃은 올해 남성 성기를 집어넣는 옵션의 여성 스타일 수영복이나 남자 동성애자를 뜻하는 ‘퀴어(queer)’ 단어를 넣은 ‘슈퍼 퀴어(Super Queer)’ 등 여러 슬로건이 달린 다양한 성인 의류를 내놓았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보다 유난히 반대자 비난의 강도가 크자 이를 의식한 타깃이 일부 매장에서 성소수자 관련 상품 판매를 철회하기로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성소수자 옹호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뭇매를 맞으며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민주당)는 “타깃이 미 전역에서 성소수자를 상대로 ‘조직적인 공격(systematic attack)’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켈리 로빈슨 ‘인권캠페인(Human Rights Campaign)’ 대표는 "성소수자 상품 판매 철회는 불량배들이나 원하는 행동"이라면서 ”타깃은 상품을 다시 진열대에 올려놓고, 바닥에 프라이드 먼스 디스플레이가 보이게 하라“고 요구했다.

버드라이트, 성소수자 이용한 프로모션 추진했다 낭패 

타깃보다 앞서 버드라이트 역시 성소수자와 관련된 논란에 휩싸이며 매출이 급감하고 모회사 앤호이저부시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 버드라이트가 두 달 전 프로모션 차원에서 트랜스젠더 틱톡 인플루언서 딜런 멀바니(Dylan Mulvaney)의 커밍아웃 1주년을 축하하며 그의 얼굴을 넣은 특별판 버드라이트캔 팩을 선물로 보낸 게 문제가 된 것이다.

4월10일 미 로스앤젤레스 한 패션쇼에 참석한 트랜스젠더 딜런 멀바니. AFP=연합뉴스
4월10일 미 로스앤젤레스 한 패션쇼에 참석한 트랜스젠더 딜런 멀바니. AFP=연합뉴스

4월 1일 멀바니가 틱톡에 자신이 받은 버드라이트를 홍보하는 동영상을 올리자 이를 불쾌하게 여긴 일부 소비자들은 구매 보이콧에 나섰고, 이후 버드라이트의 판매량은 급감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버드라이트의 프로모션은 ”디지털 공간이 생긴 이후 역사상 가장 양극화된 반응을 받은 프로모션 중 하나“로 간주될 정도였다.

닐슨IQ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앤호이저부시의 지난 4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주에 비해 10% 이상 감소했다. 매출이 이처럼 줄어들자 앤호이저부시는 팔리지 않아 유통기한이 지난 맥주에 대해 보상하는 등 자사 맥주 판매 부진으로 타격을 입은 도매업체 지원에 나섰다. 또 최근에는 버드와이저 맥주를 사실상 공짜로 푸는 이벤트도 시작했다.

포브스는 1일 ”뉴욕증시에 거래되는 앤호이저부시의 주가는 멀바니의 틱톡 동영상이 올라오기 하루 전인 3월 31일부터 5월 31일까지 두 달 동안 20% 이상 하락하면서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성소수자 문제 ESG의 S 관련 이슈로 떠올라  

엄격한 재무적 요소 이외의 요소를 고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 관심이 커지자 자사 ESG경영 활동을 대외적으로 알려 더 많은 투자금을 끌어오려고 ‘ESG 보고서’를 발표하는 상장기업이 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모두 정해진 보고서 표준이 없어 기업이 보고서에서 강조하려는 내용은 저마다 다양하다.

미국을 예로 들자면, 증권거래위원회(SEC)가 ESG 중 E에 해당하는 환경적 측면에 대한 보고서 표준 마련을 거의 끝내 앞으로 기업들이 이 표준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S와 G에 해당하는 사회 및 거버넌스 표준은 아직 공식화하지 못해 제3의 기관에서 만든 표준을 따라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감한 이슈가 많은 ‘사회’ 관련 기업들의 활동이 논란에 휩싸이곤 한다. 특히 이 중 최근 줄여서 DEI라고 부르는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는 기업이 늘면서 논란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기득권 층에서는 DEI 제고 활동에 반발하려는 움직임이 강한 반면, DEI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쪽에서는 DEI를 높여 달라는 요구를 강하게 하기 때문이다. 

‘LGBTQ’ 역시 DEI 관련 핵심 이슈의 하나라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LGBTQ는 lesbian(여성 동성애자), gay(남성 동성애자), bisexual(양성애자), transgender(성전환자), queer(성 소수자 전반) 혹은 questioning(성 정체성에 관해 갈등하는 사람)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약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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