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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생산 제한 국제 협약 나오나...유엔환경총회에서 청사진 논의

  • 기자명 이신형 기자
  • 입력 2022.02.18 23:50
  • 수정 2022.02.21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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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100여개국 대표 모여 회의...협약 체결까지 2년 예상
벌칙성 규제 나올지 관심...ACC 중심 석유화학업계 반대 로비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한 인도 뭄바이의 해변을 한 남성이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한 인도 뭄바이의 해변을 한 남성이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

[ESG경제=이신형기자] 유엔이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을 제한하는 국제 협약 체결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달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유엔환경총회(UNEA) 회의에서 협약의 청사진을 논의할 예정이다.

석유와 가스에서 나오는 원료로 만드는 플라스틱 제품 사용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탄소 배출은 물론 해양 오염, 생태계 파괴, 식품 공급망 오염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18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을 포함한 50개국 이상이 플라스틱 생산을 억제하기 위한 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달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100개국 이상의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청사진이 마련되면 협약 체결까지 최소 2년이 걸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협약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을 제한하는 구속력 있는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유엔환경총회에 자문을 해주는 뉴질랜드 매시대학교의 트리시아 파렐리 교수는 “자발적인 노력은 실패했다”며 “측정 가능하고 시한을 정하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플라스틱 업계의 최대 고객사인 코카콜라와 펩시가 전격적으로 플라스틱 생산 축소 협약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인 입소스(IPSOS)가 2019년 28개국의 1만951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일회용 플라스택 포장재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코카콜라와 펩시 찬성...석유화학업계는 반대 로비

대형 석유화학사의 플라스틱 생산이 20년 안에 현재의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엑손모빌과 로열더치셸, 다우 등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겉으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려는 국제적인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로이터가 입수한 이메일 등의 자료와 인터뷰 결과 등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이번 회의 참석자들에게 플라스틱 생산을 제한하는 협약을 거부하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고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석유화학사의 움직임을 주도하는 것은 미국의 석유화학업종 기업 단체인 '전미화학위원회(ACC)'다.

로이터가 익명을 요구한 한 소비재 업체 관계자를 통해 입수한 ACC의 지난해 10월 21일자 수취인 불명 이메일 사본에 따르면 ACC는 유엔의 논의가 플라스틱 생산을 제한하는 방향에서 멀어지도록 유도하기 위해 대기업 연합 전선 구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들어났다.

ACC는 이런 목적으로 BPPA(Business for Plastic Pollution Action)라는 단체를 조직해 각국 정부에 플라스틱의 잇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위해 ACC는 월례 회동을 주관하고 정책 정부에 대한 정책 제안에 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었다.

ACC는 이 이메일의 내용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ACC는 지난해에도 미국 정부 관리들에게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플라스특 관련 협약 논의가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에 관한 업계의 관점을 설명했다. 이런 내용은 로이터가 입수한 지난해 3월 3일 ACC가 미국환경보호청(EPA)에 보낸 이메일 초청장을 통해 드러났다.

초청장에 첨부된 자료에는 플라스틱 생산 제한을 반대하는 ACC의 입장이 정리돼 있다. 이 자료에는 플라스틱 생산을 제한하면 버려지는 식품이 늘어나고 개발도상국 국민들이 맑은 물을 접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주장도 담겨 있다.

유럽 플라스틱 기업 단체인 플라스틱스 유럽(Plastics Europe)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플라스틱 생산 제한은 위생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유엔의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이 단체는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와 장갑, 물병 등의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플라스틱 생산 제한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플라스틱은 자동차 등 일부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주요 부품의 재료로 사용된다. 플라스틱 업계도 이런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유엔이 집중적으로 논의하려는 것은 식품 포장이나 쇼핑백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은 전체 플라스틱 제품의 약 40%를 차지한다.

ACC는 플라스틱이 유리나 판지보다 지구에 이롭다고 주장해 왔다. 무게가 가벼워 운송에 필요한 화석연료를 덜 사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고 분해에 매우 오랜 기간이 걸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들어가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간과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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