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국가들 플라스틱 사용 금지 찬성률 높아...한국 71% 동의
OECD 보고서, 20년 전보다 플라스틱 폐기물 2배 증가
28일 개최 유엔 환경총회, 플라스틱 폐기물 해결 위한 국제조약 논의

[ESG경제=김민정 기자] 대부분의 선진국 국민들은 환경오염이나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유엔 회원국 대표들은 플라스틱 오염을 억제하기 위해 구속력 있는 글로벌 조약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시장 조사기관 입소스(Ipsos)는 지난 22일 한국을 비롯해 미국이나 콜롬비아, 칠레, 멕시코, 일본 등 28개국 2만513명을 대상으로 한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태도'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약 75%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빠른 시일 내에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별로 보면 중남미 국가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에 대해 높은 동의율을 보였다. 다만 미국이나 일본 등은 비교적 낮은 동의율을 보였다. 한국은 71%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플라스틱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 조약 체결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이들은 약 88%에 달했다.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페루 등은 96~92%로 높은 동의율을 기록했고, 일본, 미국, 캐나다가 등은 70~79% 정도로 낮은 동의율을 보였다.
입소스 호주지부 이사 스튜어트 클라크(Stuart Clark)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가능한 한 빨리 유통에서 제거해야 한다는 것에 세계인들의 의견이 거의 일치한다“라며 ”일회용 플라스틱을 다루는 국제 조약에 대한 필요성이 강력한 때“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및 재활용 부족 여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 세계가 20년 전보다 2배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OECD가 최근 제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 폐기물은 대부분 매립, 소각 또는 환경으로 유출되고 있다.
OECD는 28일부터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논의될 국제플라스틱조약을 앞두고 전 세계적인 해결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OECD는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이 2000년에서 2019년 사이 2배 증가해 총 4억 6000만톤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역시 같은 기간 2배 이상 증가한 3억 5300만톤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절반은 OECD 국가에서 발생했다. 1인당 연간 발생시키는 플라스틱 폐기물 평균치는 미국이 221kg에 달해 가장 높았다. 유럽은 114kg 정도이며, 한국과 일본 등도 69kg에 달했다.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 중 단 9%만이 재활용됐다. 19%는 소각, 50%는 위생매립지에서 처분됐으며, 22%는 불법 매립 혹은 소각을 통해 육지 또는 강과 바다 생태환경에 그대로 버려졌다.
다만 2020년에는 코로나19 감염증 대유행으로 경제활동이 둔화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전년도에 비해 2.2% 감소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향후 경제가 점차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전반적인 플라스틱 사용량은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OECD 측은 "120개국에서 모두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와 관련 세금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며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조치와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플라스틱 오염 방지 글로벌 조약 검토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유엔 환경 총회에서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틀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에 제시될 방안은 2가지다. 첫 번째는 페루와 르완다에서 제안하는 방식으로,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전체 스펙트럼 접근 방식이다. 이는 원료 추출, 플라스틱 생산, 플라스틱 사용 및 폐기에 관한 것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 협정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
이 제안은 유럽 연합과 함께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기니, 케냐, 마다가스카르, 노르웨이, 필리핀, 세네갈, 스위스, 영국, 우간다가 동의했다.
두 번째는 일본이 제시하는 것으로, 플라스틱 재사용을 포함해 전체 수명 주기를 포괄하는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고 자원 효율성과 순환 경제를 촉진하기 위한 국제 협약을 맺는 것이다.
주요 차이점은 일본의 접근 방식은 해양 플라스틱 오염에 집중하는 반면, 페루-르완다 제안은 전체 생태계 내의 모든 플라스틱 오염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두 가지 제안은 모두 2024년까지 협상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만일 이러한 플라스틱 조약이 UN 환경 총회에서 승인된다면, 2015년 파리(기후)협정 이후 환경 거버넌스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전 세계 이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환경 단체인 그린피스는 페루-르완다가 내놓은 전체 수명 주기 접근 방식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피스 아프리카의 플라스틱 참여 책임자인 에라스투스 오코는 ”140개 이상의 국가가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에 대한 협상 개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협상 제안은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 현재 지구가 겪고 있는 플라스틱 위기의 규모와 깊이에 맞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