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64.5%, ESG 실천 기업 제품 구매 의사 더 높아
지속가능성 소비는 글로벌 추세...ESG경영 전환 속도 빨라질 것

[ESG경제=김민정 기자] 젊은 소비자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 소비에 큰 의미를 두며, 가격이 좀 더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MZ세대 3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4.5%가 'ESG를 실천하는 착한기업의 제품이 더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MZ세대는 1980~2000년대 출생한 2030 세대를 뜻한다.
MZ세대 10명 중 6명, ESG 제품 소비 '긍정'
조사 결과에 따르면 ESG 우수기업 제품을 구매할 때 경쟁사 동일 제품보다 얼마나 더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65.7%가 5% 미만, 29.8%는 5~10%라고 각각 답했다. 10% 이상을 추가로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4.2%나 됐다.
이번 조사에서 ESG 경영에 대한 대응을 가장 잘하는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과 SK, LG, 오뚜기, 유한킴벌리, 풀무원, 현대차 등이 꼽혔다.
소비자들의 지속가능한 제품 소비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글로벌 현상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가 지난해 독일 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상적인 소비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고 대답한 사람이 전체의 4분의 3(78%)에 달했다. 그 중에서도 절반 이상인 51%는 팬데믹을 경험한 이후 지속 가능한 소비와 관련된 지출을 더 늘렸다고 대답했다.
맥킨지는 "지속가능성은 소비재 산업에서 결코 피할 수 없는 핵심 키워드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 정부 그리고 다른 이해 관계자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향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만큼 소비재 기업들은 전 생산∙유통∙판매 과정에서 ESG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기업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소비재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대한 스토리가 제품에 담겨 있는 것이 향후 독일의 지속가능한 소비 시장 진입에 있어 중요 포인트가 됐다는 얘기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의 조사 결과 미국 소비자의 9%는 식품이나 음료를 구입할 때 환경을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향은 18~44세 소비자들에게 특히 높게 나타났다.
특히 미국 성인 10명 중 1명은 친환경적 포장재를 사용하는 식품 혹은 음료 브랜드로 바꾼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3분의 1이 최근 30일 내에 레스토랑에서 테이크아웃 음식을 주문할 때 해당 식당이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는지를 따져보고 주문했다고 답했다.
기업들의 ESG 경영 전환 속도 향상 기대
이러한 소비 행태는 기업들의 ESG 경영 전환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만들고 있다.
고려대 이재혁 ESG연구센터장은 "주요 소비층인 MZ 세대가 신념에 따른 소비에 더 많은 손을 쓸 의향이 충분하다는 게 잇단 연구 조사로 확인되고 있다“며, ”기업의 ESG 이슈가 쉽게 대중들에게 공유될 수 있는 상황에 이른 만큼 기업들이 ESG 경영에 더욱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자체적으로 친환경 패키징 개발에 나서거나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재료를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등, ESG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 기업들도 많다.
유니레버는 2020년부터 식품 제조에 사용되는 모든 채소와 과일을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생산된 제품을 조달해 오고 있다. 하이네켄도 2020년부터 사용하는 원재료의 최소 50%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것을 소싱하고 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최근 ESG 이슈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기업의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변화했고, 사회공헌이나 투명·윤리 경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