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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파키스탄, 기후변화로 살인적 더위에 시달려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2.05.0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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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파키스탄과 인도 일부 지역 월평균 기온 사상 최고치 경신
전문가들 "고온 현상 심화되면 인간 생존 위협 받을 수 있어" 경고
한 전문가 "기후변화가 열파의 진정한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다"

2일 한 남성과 소년이 바닥이 드러난 인도 뉴델리 야무나 강을 따라 걸어가고 있다. AP=연합
2일 한 남성과 소년이 바닥이 드러난 인도 뉴델리 야무나 강을 따라 걸어가고 있다. AP=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기후변화 영향에 인도와 파키스탄 일부 지역에 몇 주째 폭염이 이어지면서 연일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로 인해 두 나라 모두 도로가 녹고. 학교는 휴교하고. 화재 발생 건수가 늘어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력 수요 역시 크게 증가했다.

CN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4월 파키스탄과 인도 북서부 및 중부 지역 기온은 며칠 동안 섭씨 38도를 넘어서며 월평균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인도 기상청의 집계 결과, 인도 북서부와 중부 지역의 4월 평균 기온은 각각 35.9도와 37.78도를 기록했다. 이는 기상청이 기온 집계를 시작한 이후 1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파키스탄의 나와브슈아 지방에서도 최고 기온이 무려 49.5도까지 올랐다. 

전문가들 "기후변화로 이상 고온 현상 나타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 고온의 이유를 기후변화 탓으로 돌리면서 이로 인해 현재 두 나라에서 10억 명 이상이 폭염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기후과학자인 프리데리크 오토는 “기후변화로 극단적 수준으로 기온이 오르는 일이 점차 더 빈번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공과대학교 뭄바이 캠퍼스의 기후 연구원 아르피타 몬달(Arpita Mondal) 역시
"이번 폭염이 발생한 시기와 확산 속도가 우려된다"면서 "일반적으로 인도와 파키스탄 지역은 5~6월에 최고 기온을 기록하고 이후 장마가 찾아오면 기온이 내려가지만 올해는 너무 이른 시기부터 더위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지난주 폭염의 기세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앞으로 수주 안에 다시 기온이 올라가면서 폭염 피해 지역이 '동부 지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강수량이 부족해서 폭염 피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고온 현상으로 화재도 빈발하고 있다. 사진은 4월 27일 인도 뉴델리의 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일어난 화재 모습. AP=연합
고온 현상으로 화재도 빈발하고 있다. 사진은 4월 27일 인도 뉴델리의 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일어난 화재 모습. AP=연합

고온 현상 심화되며 인간 생존 위협 받을 수도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열파의 강도가 강해질수록 ‘습구온도(web-bulb temperature)’도 상승하면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습구온도란 수은주의 끝을 물에 적신 솜으로 감싸 측정한 온도를 말한다. 인간이 생리적으로 견딜 수 있는 한계치는 습구온도 기준 인간의 체온인 섭씨 36도로 알려져 있다. 인간은 다른 대부분의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땀을 배출함으로써 몸을 식혀 체온을 유지하나 습구온도가 이 지점에 이르면 땀으로 체온을 식힐 수가 없다. 즉, 인간이 스스로 체온 조절을 할 수 없게 된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타피오 슈나이더 환경과학 및 엔지니어링 분야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습구온도는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한계치"라면서 "습구온도가 섭씨 36도를 넘어서면 앉아서 죽을 수도 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수 있다. 몸을 식힐 수가 없어서 몸이 과열되어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5월 사이언스 어드밴스지에 발표된 연구를 보면, 세계 몇몇 지역의 열과 습도는 이미 인간의 생존가능성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 연구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을 포함한 남아시아 일부 지역, 북아메리카 해안과 남서부, 페르시아만 주변 지역들에선 "인간의 생리학적 인내심을 시험하는 수준 이상의 상황”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기온 상승 피해, 못 사는 저개발국 피해 더 심할 수도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연평균 기온은 1901년부터 2020년 사이에 100년당 0.62도 수준으로 상승했고, 최고 기온은 100년당 0.99도 훨씬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

더위는 인류의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 2019년에 전 세계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35만 6,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염은 노인이나 어린이에게 훨씬 위험하지만 더위가 밤에도 그치지 않고 며칠 동안 계속될 경우 냉방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은 누구든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저개발국의 현실을 볼 때 인도에서는 이번 폭염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기준으로 인도에서 에어컨을 보유한 가구는 7%에 불과하다. 

임페리얼의 오토는 "전 세계 곳곳에서 기온이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가 열파의 진정한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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