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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대체육 시장 커지는데...미국에선 방해 로비활동 증가

  • 기자명 김민정 기자
  • 입력 2022.05.1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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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과 고기 산업계, 식물성 식품 성장 저해 로비 진행 중
식물기반(Plant-based) 식품 대체 육류 라벨링 법안 논란

전통적인 육류 및 낙농업 산업계가 식물성 대체육 시장에 뛰어드는 한편, 식물성 단백질 시장 성장을 저해하기 위해 로비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비욘드미트
전통적인 육류 및 낙농업 산업계가 식물성 대체육 시장에 뛰어드는 한편, 식물성 단백질 시장 성장을 저해하기 위해 로비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비욘드미트

[ESG경제=김민정 기자]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공장식 축산업의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대체 단백질 시장이 크게 확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육류 공급 업체인 브라질 JBS는 2020년 처음으로 육류 대안 배양육을 출시했고, 같은 해 북미 최대의 쇠고기 가공기업인 카길도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 최대의 가금류 생산업체인 타이슨 푸즈(Tyson Foods) 또한 자체 식물 기반 제품 라인을 출시했다.

그런데 이들 육류 회사들은 식물성 단백질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는 한편, 육류 및 유제품 산업을 지키기 위한 식물성 대안육 저지 로비도 다양하게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캐나다 미디어그룹 코퍼레이트 나이츠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일부 기업들이 식물성 단백질을 육류의 대안이자 새로운 지속가능성 식품 소재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육류·유제품 산업계 입장에서 대안육의 성장 속도를 늦추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주, 식물성 대체육에 ‘고기’ 라벨링 금지 법안 추진

미국 아칸소 주에서는 2019년 채소 햄버거를 ‘햄버거’라고 부르는 것이 불법이라는 소송이 제기됐다. 루이지애나 주는 소비자들을 현혹시킬 수 있다는 입장에서 식물 기반 육류 제품의 라벨링에 전통적인 육류 제품이 사용하던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주법을 통과시켰다.

또 최근에는 텍사스 주에서 식물성 식품 라벨에 ‘고기’와 ‘쇠고기’ 단어 사용 금지 법안을 승인했다. 식물에서 파생된 제품이 동물에서 파생된 제품과 혼동하지 않게 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명목에서다.

코퍼레이트 나이츠는 버몬트 로스쿨의 농업 및 식품 시스템 센터 로리 베이라네반드(Laurie Beyranevand) 소장의 말을 인용해 “일부 주에서 시행하는 라벨링법의 배후에는 대부분 고기, 유제품 및 달걀 산업의 로비가 있다”며, “그들이 가진 최고의 무기인 라벨링으로 식물성 대체육 산업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주리 가축 협회(Missouri Cattlemen 's Association)가 도살된 가축과 가금류가 아닌 식물성 대안육을 ‘고기’로 표시하는 것을 금지하는 미국 내 최초 법률 초안 도입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오클라호마 가축 협회(Oklahoma Cattlemen 's Association) 또한 소비자를 혼란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주법을 개정하기 위해 로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퍼레이트 나이츠는 소비자들이 라벨링을 통해 잘못된 제품을 소비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코넬 대학이 2021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식물성 식품 회사가 라벨에 ‘쇠고기’나 ‘버터’ 등의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정확하게 식물성 식품이라고 인지했다.

연구는 “오히려 식물성 제품에 동물성 제품과 관련된 단어를 생략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로리 베이라네반드 소장은 “이러한 로비의 문제점은 시민들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품 선택 자유를 침해 당하는 것"이라며 "이는 단지 동물 농업 산업의 이익을 위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ㆍ연구 자금 로비 급증

미국 정치자금 추적 단체 오픈시크릿츠(opensecrets.org)도 최근 5년 동안 미국의 육류 생산자들로 구성된 로비 그룹이 로비 활동에 약 230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폭로했다. 로비그룹에는 타이슨 푸드(Tyson Foods)와 WH 그룹(WH Group)이 미국에서 가장 큰 돼지고기 생산업체인 스미스필드 푸드(Smithfield Foods)의 소유주로 명단에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낙농 회사와 관련된 로비 그룹도 33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뉴욕대학 (NYU)이 2021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00~2020년 사이에 육류 및 유제품, 기타 농업에 종사하는 정치 후보자의 캠페인 지원에는 7500만 달러가 투자됐다.

올해 2월, 미국 상원에서는 식품의약국(FDA)의 새로운 위원으로 추대된 로버트 캘리프(Robert Califf)가 자격 검증 청문회에서 유제품 용어를 사용하는 식물 기반 대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사람들이 섭취하는 식품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게 만드는 것만큼 안전한 방법은 없다”고 대답했다. 이후 수많은 낙농 산업 단체가 공개적으로 그를 지지했고, 유제품 대체 제품의 ‘잘못된 라벨링’을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육류, 유제품 및 계란 산업에서 자금을 지원받은 연구자가 늘어나면서 식물성 식품이 동물성 제품보다 탄소 배출이 적다는 주장을 반대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 기반 식품 협회 니콜 네고웨티(Nicole Negowetti) 부회장은 “육류, 유제품, 낙농 산업계가 연구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거나, 고기 소비를 줄이는 데 적대적인 연구원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과학계에서 사라져야 할 관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식물 식품 지지자들은 육류 생산자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1만2000년이나 이어져 온 기술을 없애기보다, 고기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위해 상호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체 단백질 혁신 가속화를 지원하는 국제 비영리단체 좋은식품연구소(Good Food Institute) 브루스 프리드리히 소장은 “고기 생산 방식을 서로 방해하기보다는 협력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식물성 대체육 소비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장은 앞으로 목적에 맞는 식품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더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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