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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행, 금융사 기후변화 대응 못하면 수익 10~15% 감소 경고

  • 기자명 이신형 기자
  • 입력 2022.05.26 11:02
  • 수정 2022.05.27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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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까지 영국 19개 대형 은행과 보험사 총 3340억 파운드 손실
대응 늦을 수록 피해 커져...자본확충 필요한 시점 다가올 것으로 우려 

런던에 있는 영란은행 건물. 로이터=연합
런던에 있는 영란은행 건물. 로이터=연합

[ESG경제=이신형기자] 영란은행은 영국의 대형 은행과 보험사에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연간 수익이 10~15%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샘 우즈 영란은행 부총재는 24일 영국의 대형 은행과 보험사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기후변화 대응 관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즈 부총재는 기후변화에 대한 조기 대응과 적절한 대응이 비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테스트를 통해 얻은 가장 핵심적인 교훈은 기후 리스크는 특히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은행과 보험사의 수익성에 항구적인 부담이 된다는 점”이라며 “기관이나 시나리오별로 차이가 있지만 연간 평균으로 수익의 10~1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영란은행은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를 HSBC와 로이드 등 19개 대형 은행과 보험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영란은행은 현재로서는 이들 금융기관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즈 부총재는 “기후변화가 미래에 올 충격의 분산을 어렵게 만드는 만큼 자본확충의 필요성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후 리스크 관련 금융기관 스트레스 테스트를 처음 실시한 중앙은행은 프랑스 중앙은행이다. 하지만 피치는 가장 엄격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중앙은행으로 영란은행을 꼽았다.

유럽중앙은행은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스트레스 테스트에 착수했다.

대응 늦을 수록 피해 커져

이번 테스트는 기후변화 대책이 어떤 강도로 추진되느냐에 따라 '조기 대응(EA: Early Action)'과 '늦은 대응(LA: Late Action)', '추가 대응 부재(NAA: No Additional Action)'의 3개 시나리오를 가정한 테스트다.

EA는 2021년부터 질서있는 조기 대응에 나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시나리오다. LA는 조기 대응에 실패한 후 2031년부터 2050년까지 집중적으로 저탄소전환에 나선다는 시나리오다. LAA는 2021년 이후 추가적인 기후 대책이 전무한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다.

영란은행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의 3개 시나리오. 자료=피치
영란은행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의 3개 시나리오. 자료=피치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LA 시나리오에서는 전환 리스크(transition risk)가 커지면서 기업 대출 부문에서 상당한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NAA 시나리오에서는 홍수와 해수면 상승 등 물리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책적 대응이 가장 미흡한 NAA 시나리오에서 영국의 19개 대형 은행과 보험사는 총 3340억 파운드(약 532조2400억 원)의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 시나리오하에서 홍수 피해 등에 대한 보상 부담이 커져 보험료가 인상돼 금융 취약계층이나 취약 산업의 경우 보험 가입이 어려워지고 대출을 받기도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기후변화의 충격이 2050년 이후에도 지속되며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에 담기지 않은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남길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은행의 경우 EA는 물론 NAA 시나리오보다 LA 시나리오에서 기후 리스크 관련 대출 손실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시나리오에서 대출 손실은 EA 시나리오에서 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고용 상황 악화와 기업 구조조정을 수반하는 경기침체를 겪을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화석연료 산업 투자나 자금 제공 당분간 유지 필요

전 세계적으로 금융기관의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나 자금 제공이 이슈가 되는 가운데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익스포져를 철회하라는 투자자의 압력이 거세다.

하지만 우즈 부총재는 당분간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금융기관 익스포져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익스포져를 유지하면서 화석연료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도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런 기업에 대한 금융이 갑자기 중단되면 오히려 생산적이지 못하고 에너지 가격 상승 등 거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광범위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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