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학술원회보 논문. "최대 30배 폐기물 배출"
SMR 업계 반박...기존 원전보다 폐기물 적어

[ESG경제=이신형기자] 기존 원자력 발전 기술을 대체할 차세대 원전 기술로 각광 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오히려 기존 원전보다 더 많은 방사성 폐기물을 배출할 것이라는 과학계의 주장이 나왔다.
SMR은 기존 대형 경수로 원전대비 용량을 300MW 이하로 줄여 전력 수급에 따라 탄력적으로 가동할 수 있고 모든 설비를 밀폐된 원자로 안에 설치할 수 있어 기존 원전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원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대규모 건설 비용이 필요한 기존 원전과 달리 규모가 작아 도심이나 공장 내에도 설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의 지난달 31일 보도에 따르면 권위있는 학술지 미국국립학술원회보에 실린 한 논문은 SMR이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때 기존 경수로 원전보다 최대 30배 더 많은 방사성 폐기물을 배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용융염과 나트륨 냉각 방식의 일부 SMR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은 안전하게 저장고에 보관하기 위해 추가적인 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런 처리 과정에서 핵무기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추출할 수도 있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논문의 공저자 앨리슨 맥팔레인 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U.S. Nuclear Regulatory Commission) 위원장은 SMR 설계자들은 ”돈 벌이가 되는 건 원자로이기 때문에 보통 방사성 폐기물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하지만 폐기물에 관해 알아야 하고 폐기물 처리와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네바다주 유카산에 방사성 폐기물 영구 저장시설 건설을 추진했으나,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중단했다. 현재로서는 영구 핵 폐기물 저장시설 건립 계획이 없다.
미국은 원전 폐기물을 원전 내에서 수중 보관하다 캐스크로 불리는 철과 콘크리트로 만든 용기에 옮겨 담아 보관한다.
논문의 주저자인 린제이 크롤은 ”우리는 강력한 방사성 폐기물 관리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나, 일부 SMR의 폐기물 처리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SMR 설계 인증을 받은 유일한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 Corp)가 개발한 SMR은 기존 경수로와 마찬가지로 냉각을 위해 경수를 사용한다.
이 원자로는 기존 경수로보다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때 약 1.7배 많은 폐기물을 배출할 것이라고 논문은 지적했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Terrestrial Energy)와 도시바의 SMR은 전통적인 원자로와 다른 연료와 냉각제를 사용하지만 역시 기존 원자로보다 많은 폐기물을 방출할 것으로 논문은 예상했다.
이들이 개발하는 SMR은 폐기물 처리에 추가적인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지적에 대해 뉴스케일파워의 다이앤 휴스 대변인은 "이 연구가 과거의 정보와 원자로에 대한 부정확한 가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반박했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의 사이먼 아이리시 CEO도 "우리 회사의 SMR은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때 기존 원전보다 적은 방사성 폐기물을 배출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방사성 폐기물을 지질학적으로 더 안정적인 상태로 만들기 위한 전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