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고발이 그린워싱 혐의 검찰 수사와 압수수색 촉발
ESG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자산을 ESG상품에 대거 편입 의혹

[ESG경제=이신형기자]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혐의를 받는 도이치자산운용(DWS)에 대해 독일 검찰이 전격적으로 압수 수색을 단행한 지 하루 만에 아소카 뵈르만 도이치자산운용 CEO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
CNBC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뵈르만 CEO는 1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도이치자산운용의 번영을 보는 것은 기쁨이지만 근거가 없고 증거가 없어도 혐의는 상처를 남긴다”며 오는 9일 주주총회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뵈르만 CEO는 찰스 디킨스를 인용하며 “그때는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독일 검찰은 도이치은행과 도이치자산운용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독일 검찰은 이번 압수 수색이 투자 사기 혐의 때문이라며 약 50명의 검찰과 금융감독당국자, 연방 경찰 등을 동원해 여러 직원과 관리자를 대상으로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사 결과 "도이치자산운용의 투자설명서에 담긴 (ESG 적용 투자결정) 정보와 달리 소규모 투자 자산에만 ESG 기준이 고려됐고 상당한 규모의 투자 자산에는 ESG 기준이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적 징후가 충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어떤 펀드가 그린워싱 혐의 조사 대상인지는 검찰도 도이치자산운용도 밝히지 않고 있다.
내부 고발이 그린워싱 혐의 조사 발단
도이치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도이치자산운용에서 해고된 전 지속가능투자 책임자 데지레 픽슬러의 내부 고발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독일 연방금융감독청(BaFin)의 조사를 받아왔다. 픽슬러는 월스트리터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도이치자사운용이 ESG 투자 기준과 거리가 먼 많은 자산을 ESG 상품에 포함시켜 발표했다"고 폭로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픽슬러는 2020년 11월 이사회에 도이치자산운용의 ESG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낡은 기술에 의존하고 있고 ESG 자산을 자의적으로 평가하는 등 상당한 결함을 안고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도이치자산운용과 도이치은행은 지난달 31일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그린워싱 혐의는 재차 부인했다.
뵈르만 CEO는 도이치자산운용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이달 9일 자리에서 물러난다. 크리스티안 소잉 도이치은행 CEO의 지지를 받는 스테판 후프스가 후임자로 낙점됐다. 스테판 후프스는 도이치은행의 2019년부터 기업금융 부문을 이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