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산업 자금 제공 중단 요구 제안에 반대
"질서있는 에너지 전환으로 고객 이익 극대화" 주장

[ESG경제=이신형기자]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환경과 사회 문제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에 동조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자금제공 중단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록은 ESG투자를 표방하며 주식을 보유 중인 기업들에게 탄소중립 등을 요구하면서도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에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등 '겉과 속이 다른 투자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블랙록은 올 6월까지 최근 1년간 일본 기업을 제외한 전 세계 투자 대상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321건의 환경과 사회 문제에 대한 주주제안 중 26% 수준인 71건만을 지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5분의 4에 해당하는 74%를 외면한 것이다.
직전 1년간 블랙록은 172건의 환경과 사회 문제 관련 주주제안 중 47%에 해당하는 172건을 지지한 바 있다.
블랙록은 “주총에 회부된 E&S(환경과 사회) 분야 주주제안이 눈에 띄게 늘었으나, 상당수의 주주제안이 경영진의 권한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지나치게 고압적이었다”고 지지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블랙록은 "자사가 지지하지 않은 주주제안의 21%가 지나치게 고압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46%의 지지하지 않은 주주제안은 이미 기업들이 이행하고 있으나, 주주들이 인지하지 못한 사안에 관한 제안이었다고 덧붙였다.
질서있는 에너지 전환 통해 고객 이익 극대화 주장
펜션앤인베스트먼츠(Pension&Investments)의 보도에 따르면 블랙록이 지지하지 않은 주주제안은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 철회와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자금 제공 중단이나 회사채 인수 업무 중단, 화석연료 탐사나 개발 중단 요구 등이다.
블랙록은 “다수의 이런 고압적인 제안에 대한 투자자의 지지도가 전반적으로 낮았다”며 “고객의 경제적 이익 극대화는 질서있는 에너지 전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우리의 견해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블랙록은 “고객이 위임한 대리투표에서 에너지 전환에 따른 기회와 리스크에 집중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블랙록은 6월까지 1년간 1만8000건의 주주총회에서 17만3000건의 주주제안에 대해 투표했다. 경영진과의 회동은 사상 최대인 3690번에 달했다.
임원 선임이나 연임과 관련된 주총 투표에서 블랙록은 90%의 지지를 보여 직전 1년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급여와 관련된 주주제안에서 블랙록은 80%에 해당하는 1만4995건에 지지를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