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스·임팩트투자연합, 취약 공동체 재무 위험 분석 요구
저소득층 기후변화 영향 해결 노력 기관, 미국 연방주택기업감독청 유일

[ESG경제=김민정 기자] 미국 임팩트 투자자들이 금융규제 당국에 재정적으로 취약한 지역사회를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즉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팩트 투자는 수익뿐 아니라 환경이나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를 뜻한다.
미국 의회 전문지 롤콜에 따르면 ESG 투자자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는 비영리 기관인 세레스(Ceres)와 미국 임팩트투자연합(U.S. Impact Investing Alliance)은 미국의 금융규제 당국에 기후 관련 금융 리스크에 취약한 공동체와 유색인 공동체에 대한 재무 위험 분석 등을 요청했다.
세레스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 리스크에 취약한 공동체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법적 권한이 있는 8개 국가기관 중, 기후변화가 저소득층에 미치는 영향을 해소하는 데 관심을 보인 기관은 미국 연방주택기업감독청(Federal Housing Finance Agency, 이하 FHFA)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FHFA는 최근 발표한 2026년까지의 ESG 경영전략 계획 초안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적정한 가격의 주택(affordable housing) 보급과 기후 변화라는 두 가지 이슈에 대해 강조했다. 또한 자연재해의 빈도와 심각성이 커질수록 FHFA의 업무 부담이 가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FHFA 측은 “허리케인, 산불, 홍수 등의 재해가 발생하면 주택 관련 신용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자연 재해는 적정한 가격의 주택 재고에 영향을 미치고, 인건비와 자재비가 상승하면 저렴한 주택 건설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기후 관련 금융 리스크 대응을 위한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FHFA의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이행하는 데 있어 미국 금융규제 당국이 진전을 보였는지 검토하는 과정에서 발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미국 정부가 기후 리스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해야 하며, “취약계층이나 유색인 공동체에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해 고려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레스는 FHFA와 달리, 증권거래위원회(SEC), 신용협동조합청(National Credit Union Administration), 상품선물거래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등의 기관은 기후 변화에 취약한 지역사회에 대한 대응을 거의 하지 않았거나,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레스는 “저소득 공동체와 유색인종 공동체 등, 재정적으로 취약한 지역사회는 기후 변화로 인한 물리적 위험뿐 아니라 재정적인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기관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기후변화 대응, 지역재투자법과 같이 시작해야
세레스와 임팩트투자연합 등의 ESG 지지자들은 이러한 제안이 산불, 허리케인, 홍수 등에 직면한 취약계층을 재정적 파탄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중대한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세레스는 지역재투자법(Community Reinvestment Act)의 개정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이 취약계층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지역재투자법은 연방정부의 보증을 제공받는 은행들이 저소득 공동체를 포함, 해당 은행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의 모든 대출 수요를 충족하도록 하는 법이다.
지난달 연방준비제도(Fed), 연방 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은 지역재투자법 이행 방식 개정 계획을 공개했다. 가장 큰 변경 사항은 위 3개 기관이 공동체 개발 행위의 정의에 기후변화 회복탄력성과 재난 대응 준비를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임팩트 투자를 장려하고 지원 정책을 지지하는 미국 임팩트 투자 연합 역시 이달 초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보낸 서한에서 비슷한 의견을 반영했다.
프랜 시걸 임팩트투자연합 회장은 “기후 변화는 금융 안정성과 자본 시장에 중대한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하며, 기후 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미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자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들과 글로벌 이해 관계자들은 금융 기관이 기후 변화에 따른 물리적 위험과 전환 위험 모두에 대한 노출 정도를 측정하고 관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관들은 이러한 고려 사항을 전략적으로 향후 계획에 통합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